🌨️ "이거 갑자기 눈이 꽤 오네요."

2023. 1. 12.

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찾고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 고민하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2023. 01. 14.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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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POV

🌨️ "이거 갑자기 눈이 꽤 오네요."

<그 후>(홍상수, 2017)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아름(김민희)이 택시 기사와 대화를 하던 중 나오는 대사입니다. 홍상수 감독은 촬영을 즉흥적으로 하기로 유명합니다. 작품의 방향, 각본, 미술까지 일단 촬영을 해보면서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제작하죠. 정성일 평론가가 말하길, 제작사가 홍상수 감독에게 "그래서 이 영화의 엔딩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물어봤는데, 홍상수 감독이 "그건 찍어봐야 알지." 대답한 일화가 있을 정도라고 해요.

또 다른 일화로는, 박홍열 촬영 감독이 일본으로 다큐멘터리 촬영을 갔을 때였는데 '작품과 상관없는 또, 일본인도 잘 모르는 곳을 가보자.'는 감독의 말에 따라갔는데 거기서 뜬금없이 백여우를 목격했다고 합니다. 박홍열 촬영감독은 그걸 보고 "이런 게 영화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대요. 두 일화 모두, 무언가를 계산해 행동하기보다 즉흥적인 행동이 오히려 좋은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사례거든요.

포인트 오브 뷰 '1월의 POV' 주제는 '우연'이에요. 사전적 의미로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을 뜻하는데요. 이창동 감독은 우연을 연출의 중요한 가치라 생각해 우연을 자주 목격할 만한 상황을 잘 세팅해놓기도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목격한 우연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화에서 우연처럼 찍힌 것 같은데 그게 오히려 숏의 좋은 디테일이 되었던 사례나 혹은 일상에서도 예상치도 못한 우연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던 일 등 우연의 가치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이주의 뉴스 Preview

• 10일(현지시간)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어요. and the Golden Globe goes to... 🥁

• 브래드 피트가 플랜 B 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을 하며 '반 은퇴' 가능성을 보였어요.

• 작년 각종 영화제의 출품됐던 주요 기대작들이 2월에 개봉해요.

🇰🇷 국내 개봉 일정

- 1. 18. 유랑의 달(2022), 이상일

- 1. 11.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2023), 박홍열, 황다은

🇺🇸 미국 개봉 일정

- 1. 20. 앨리스, 달링(2022), 메리 나이

- 1. 20. 더 선(2022), 플로리앙 젤러

🏆 2023 골든글러브 시상식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10일(현지시간) 미국 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골든글러브는 최근까지 성•인종 차별 및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많은 영화계의 보이콧 대상이 됐었는데요. 올해는 무사히 잘 마무리됐네요. 2023 골든글러브 시상 전체 결과는 여기서 볼 수 있어요.

주요 하이라이트

•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내가 흑인이기 때문."

미국 코미디언 제러드 카마이클이 골든글러브 사회자로 나왔습니다. 그는 무대에 들어서자마자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내가 흑인이기 때문(I'm here because I'm black.)"이라고 했는데요. 작년, 각종 인종차별 스캔들로 할리우드의 보이콧을 받았던 골든글러브에 대한 경직된 시선을 재치 있게 풀어주는 오프닝 멘트였다고.

• 역시 스필버그는 영신이야...

스티븐 스필버그가 <더 파벨만스>(2022)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더 파벨만스>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담은 자전 영화인데요.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만큼 2001년 <A.I.> 이후 몇 년 만에 자신이 직접 각본을 썼다고 해요. <더 파벨만스>는 메타스코어는 84점, 로튼토마토는 신선도 91%, 관객 점수 82%로 해외에서는 이미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보기만 해도 뿌듯한 <에에올> 패밀리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부부 양자경(60) 배우와 키호이콴(51) 배우가 나란히 뮤지컬/코미디 부문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영화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만큼 두 배우의 수상 소식이 더욱 뭉클해지네요. 🥲

• 이 외

- <이니셰린의 밴시>(2022, 마틴 맥도나)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퍼드릭 역을 맡았던 콜린 패럴은 남우주연상을 받았고요.

- 외국어영화상으로 산티아고 미트레 감독의 <아르헨티나, 1985>(2022)가 수상 받았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수상을 기대하고 있었던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에요. 하지만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악의 군사 독재자를 기소하고 그 희생자에 정의를 찾아주기 위한 내용을 담은 <아르헨티나, 1985>도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라 기대가 되네요.

- 케이트 블란쳇이 <타르>(2022)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어요.

- 데미언 샤젤의 신작 <바빌론>(2022)이 음악상을 받았어요. 샤젤 감독의 초기작부터 꾸준히 작업해오던 저스틴 하워츠가 수상 받았는데, 전작 <라라랜드>(2016)로도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는데 앞으로도 기대가 되네요.

여러분은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 어떻게 보셨나요. 혹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이번 골든글러브의 주요 순간을 모아둔 영국 가디언지의 영상도 첨부할게요. 📺

🍞 (루머) 빵 아저씨의 은퇴설...?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로 이름을 알리고 '플랜 B 엔터테인먼트' 영화 제작사까지 설립한 브래드 피트. 최근 한 소식통에 따르면 "당분간 연기는 계속할 생각이지만 영화 사업에서는 손을 뗄 생각"이라고 전했어요. 이는 작년 플랜 B 지분 60%를 프랑스 미디어 인수 전문기업 미디어완Mediawan에 매각한 것에 대한 추측인데요. <노예 12년>(2013), 문라이트(2016) 등 수많은 걸작 제작에 도움을 준 브래드 피트의 제작 은퇴 소식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 2월, 작년 해외 영화제 작품들 우르르 도착

작년 각종 해외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주목을 받고, 국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던 샬롯 웰스의 <에프터선>, 프랑수아 오종의 <피터 본 칸트>, 토드 필드의 <타르>, 알리 아바시의 <성스러운 거미>가 모두 2월에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에프터선>은 2022년 해외 언론지가 뽑은 Top 10 리스트에 무조건 뽑힐 만큼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영화인데요. 인디와이어 소속 평론가 David Ehrlich는 하루에 N차 관람을 할 정도로 재밌게 봤다고 자신의 레터박스에 알리기도 했어요. <에프터선>과 <타르>는 메타스코어 각 95점, 91점을 받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알리 아바시의 <성스러운 거미>는 국내에서는 <경계선>(2018) 작품으로 잘 알려진 감독으로,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수상한 이력이 있어요. 이 외에도, 데미언 샤젤의 신작 <바빌론>이 2월 1일 개봉 예정이에요.

🍿 활기를 되찾은 영화관?

1월 초는 예상치도 못하게 많은 관객이 영화를 보러 갔어요. 대표적으로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물의 길>부터 시작해서,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이 인기가 많았어요. 특히, <아바타: 물의 길>은 곧 1,000만 관객을 눈 앞에 두고 있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박스오피스 2위 이어 원작 <슬램덩크>가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엄청난 인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한편,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은 "드림웍스가 초심을 되찾았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평가가 좋은 편이에요.

🧸 안녕, 난 메간이야

미국 1월 6일에 개봉한 제라드 존스톤 감독의 <메간(M3GAN)>. <컨저링>(2013)으로 유명한 공포 영화의 거장 제임스 완 감독과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 등 굵직한 공포 영화를 제작해온 블룸하우스의 협업 프로젝트로, 2012년 <데블 인사이드> 이후, 첫 주만에 3,000만 달러 이상 흥행한 첫 번째 작품이라 해요. 제작비는 1,200만 달러로 현재까지 4,800만 달러 이상의 제작비의 4배 넘는 수익을 벌어들이는 중이에요. <메간>은 흥행뿐 아니라, 메타스코어 72점, 로튼토마토 신선도 94%, 관객 점수 79%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국내는 1월 25일 개봉 예정이에요.

🗃️ 서울독립영화관 일정

• 한국영상자료원

(12. 13.-01. 19.) 2022 사사로운 영화 리스트

(12. 29.-01. 19.) 위대한 영화: 봉준호 감독의 리스트

• 서울아트시네마

시네마테크 영화학교 촬영 미학

(12. 23.-01. 29.) 한겨울의 클래식

(01.04.-27.) 굿애프터눈 시네마테크

👥 GV 일정

• <유랑의 달> GV

1. 14. 14:00 씨네21 김소미 기자, 상상마당

1. 14 14:00 이지훈 필로아트랩 대표, 영화의 전당

• 정성일 GV

1. 13. 19:00 <해시태그 시그네>, 아트나인 0관

1. 18. 19:00 <유랑의 달>, 씨네큐브

편집자의 말: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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