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한 힘껏 날 때려봐요."

2023. 3. 9.

009 | 🥊 "최대한 힘껏 날 때려봐요."

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찾고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 고민하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009

3월의 감독 | 데이빗 핀처 DAVID FINCHER

2023. 03. 09.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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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 "최대한 힘껏 날 때려봐요."

<파이트 클럽>(데이빗 핀처, 1999)

(스포주의⚠️) <파이트 클럽> 주인공 내레이터(에드워드 노튼)는 극 중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엔딩 크레딧에도 '내레이터'라 나올 뿐이죠. 내레이터는 자신의 이상적 모습이라 생각하는 삶을 가지기 위해 집착합니다. 극 중 이름도 없는 인물이지만, 자신을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로 자신의 정체성을 채워나갑니다. 비싼 옷과 신발, 좋은 집과 가구 등이 예시인데요. 이렇게 자신을 거의 완벽하게 채워나가던 집이 화재 사고로 없어지게 된 내레이터는 자신의 이상적 모습을 한 '타일러 더든'이란 인물로 환시까지 보며 허상을 통해 자아를 회복하려 합니다.

내레이터와 파이트 클럽의 회원들은 모두 "너무나 두려워서 싸울 수 없는 어떤 것"을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이며 그것에서 해방되고 싶은 간절한 열망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사람들로 모여있습니다. 파이트 클럽에서 처음으로 타인과 싸움을 한 회원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생동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싸움이 끝나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지만, 문제 될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세상을 대범하게 대하기 시작합니다. 즉,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살아있는 생동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스스로 가둔 틀을 파괴함으로써 자신이 텅 빈 대상이 아니라 아직 재현되지 않은 "무엇이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소유한 주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문명이란, 마치 좋은 향을 풍기고 있지만 알고 보면 병원의 쓰레기 더미에서 찾을 수 있는 사람의 지방과 잿물의 혼합으로 만들어진 고급비누처럼, 그 자체가 쓰레기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죠. 즉 타일러의 등장으로 내레이터와 파이트 클럽 회원들은 직접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을 모두 경험합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내레이터가 타일러라는 완벽한 자아를 만들고 파이트 클럽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폭력에 맞서면 맞설수록, 현실에서는 자신이 맞서려고 했던 이러한 사회의 구조적 폭력이 답습됩니다. 파이트 클럽의 회원들은 사회적 약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했지만, 그 계층의 구성원 중 하나인 말라로부터의 공감도 얻지 못하고, 그들 역시 말라가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내레이터가 자신이 타일러 더든이라고 지각하고 난 뒤, 처음 한 행동은 바로 말라를 찾아가 용서를 비는 일이었습니다. 이는 마치 말라가 내레이터의 계속 회피해왔던 자신의 본래 자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폭발하는 건물을 배경으로 "우리는 이상할 때 만났어."라고 말하며 내레이터와 말라가 서로를 마주 보는 장면은 회피해왔던 자신의 본래 자아를 마주치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번 POV는 <파이트 클럽>의 허상적 자아입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의 모습이 되기 위해 타인을 모방하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가끔 자신의 진정한 이상이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으로 만들어져 허상적 자아에 집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의 소셜 네트워크로 이뤄진 사회는 이러한 현상을 더욱이 부추기고 있고요. 이렇듯 진정한 자아 성찰이 아닌 사회적 요구로 인해 형성된 가짜 자신이 자신의 본래의 자아를 침범하고 왜곡시키는 영화는 또 어떤 영화가 있을까요? <아메리칸 사이코>(2000),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4), <위대한 게츠비>(2013), <아메리칸 뷰티>(1999), <리플리>(1999)도 한 예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번 호의 POV였던 같은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 속 나타난 집착하고도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인용 문헌 | 미국의 자기 파괴적 남성다움의 가능성과 한계: 척 팔라닉의 <파이트 클럽>을 중심으로(2013, 장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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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비아

트리비아: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숨겨진 이야기나 여러 방면에 걸친 사소한 지식

1) 작가 척 팔라닉은 캠핑 여행 중에 근처 캠퍼들의 라디오 소음에 불평하다 때려맞은 후, 이 소설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다. 직장으로 돌아온 그는 아무도 자신의 부상에 대해 언급하거나 알아차리려 하지 않는 것에 깊은 호기심을 느꼈는데, 팔라닉은 만약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으려면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필요할 거고 또 그의 동료들은 그만큼의 충분한 관심이 없기 때문에 대신 "주말 어떻게 보냈어?" 같은 흔한 말을 건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 '단절'에 그는 매료되었고, 이는 곧 소설의 토대가 됐다.

2) 척 팔라닉은 이 영화가 그의 소설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3)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이 골프를 치는 장면에서 그들은 정말로 취해있었다.

4) 저작권 경고가 이후에 DVD에서는 또 다른 경고가 나온다. 이 경고는 타일러 더든에 의한 것이며, 단 1초만 나온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 경고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당신이 이 글의 모든 단어를 읽는 것은 삶에 서 또 다른 몇 초를 지나치게 하는 것이다. 다른 할 일은 없나요? 이런 순간들을 더 나은 방법으로 보낼 수는 없나요? 아니면 권위에 대한 인상이 강해서, 권위를 주장하는 모든 것에 존경과 신임을 보이는 것인가요? 당신은 읽어야 할 모든 것을 읽나요? 생각해야 할 모든 것을 생각하나요? 원하는 것을 전부 구매하나요? 당장 아파트에서 나오세요. 다른 성별의 사람들을 만나세요. 과도한 쇼핑과 자위를 멈추세요. 직장을 구만두세요. 싸움을 시작하세요. 당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세요. 만약 당신이 당신의 인간성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통계적으로 될 겁니다. 전 경고했습니다... 타일러"

5) 브래드 피트와 본햄 카터는 자신들의 보이지 않는 섹스 씬을 위해 오르가슴 소리를 녹음하는 데 3일을 보냈습니다.

6) 타일러가 마를라와 섹스를 하던 중 이를 몰래 엿보던 내레이터를 발견하고는 고무장갑을 착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아이디어는 브래드 피트의 제안이었는데, 이 장면을 본 폭스 2000 픽처스의 제작 총괄자인 로라 지스킨은 충격을 받고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의 시사회에서, 이 장면에서 관객들이 가장 크게 웃으면서, 지스킨은 그녀의 마음을 바꿨습니다.

7) 헬레나 본햄 카터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줄리 피어스가 그녀의 왼손으로 그녀의 눈 화장을 전부 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유는 본햄 카터는 마를라가 메이크업을 정확히 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을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8) 브래드 피트는 부모님이 영화를 보지 않기를 원했지만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그들은 화학 화상 씬을 보고 나서 마음을 바꿨다.

9) 에드워드 노튼은 <아메리칸 히스토리 X>(1998) 속 네오 나치 스킨헤드 역할을 위해 근육을 키웠었는데 이 역할을 위해 7~9kg를 감량했다.

10) (45분) 타일러와 내레이터가 버스에 타고 있을 때, 긴 머리 남자는 말없이 타일러를 밀치고, 내레이터를 밀칠 때는 "Excuse me"라고 말한다.

11) (1시간 15분) 파이트 클럽 맴버가 사제에게 호스로 물 뿌릴 때 카메라가 흔들린다. 이건 카메라맨이 웃참 실패해서 생긴 일이다.

12) (1시간 20분) 타일러가 야구 방망이로 차를 먼저 치지만 내레이터가 치고 나서야 경보음이 울린다. 한편,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은 신형 폭스바겐 비틀을 싫어한다. 노튼이 DVD 해설에서 설명하듯, 비틀이 60년대 젊음의 문화와 자유의 주요 상징 중 하나였는데, 60년대 젊은이들은 이제 90년대 기업 보스가 돼서 다른 세대 젊은이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듯이 되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3) (1시간 35분) 공항 관리인이 "걱정 마세요, 더든 씨. 공항에 오래 있던 차에요."라며 차를 빌려주는 씬이 타일러 더든이 아닌 내레이터를 보고 있다.

14)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튼 둘은 비누 만드는 법을 정말로 배웠다.

(스포일러는 드래그로 복사해 볼 수 있어요)

출처: IMDB

🇰🇷 국내 개봉 일정

- 3. 15. 어떤 영웅, 아쉬가르 파라디

🎬 82 🍅 97 🍿 82

- 3. 15. 이니셰린의 밴시, 마틴 맥도나

🎬 87 🍅 96 🍿 75

- 3. 15. 샤잠! 신들의 분노, 데이비드 F. 샌드버그

🇺🇸 미국 개봉 일정

- 3. 10. 65, Scott Beck, Bryan Woods

- 3. 10. Champions, Bobby Farrelly

- 3. 10. Scream VI, Matt Bettinelli-Olpin, Tyler Gillett

*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OTT 공개/종료 예정

왓챠

종료

3. 9. 인생은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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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다큐멘터리 제작

다큐멘터리 <정화 - 사이언톨로지와 신앙의 감옥>로 오스카 수상을 한 알렉스 기브니 감독이 일론 머스크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이미 제작은 시작된 지 몇 달 되었고, 최근 기브니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며 "테슬라, 스페이스 X, 트위터의 CEO인 일론 머스크의 정확하고 꾸밈없는 조사를 한"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소니 픽처스 클래식, <Shortcomings> 판권 획득

소니 픽처스 클래식이 이번 선댄스 영화제에서 초청된 랜달 파크 감독의 <Shortcoming>의 전 세계 판권을 획득했습니다. 파크는 "<Shortcomings>의 오프닝에 소니 픽처스 클래식 로고와 함께 상영될 생각을 하니 떨린다."며, 이어 "독립 영화란 풍부한 유산의 일부가 되는 건 큰 영광이다. 결함과 복잡한 아시안계 미국인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우리의 이야기를 포용해 준 마이클과 톰에게 감사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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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럼 데포의 뺨을 철썩 - 철썩 -

엠마 스톤과 윌럼 데포 배우는 최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진행하는 두 작품 "Poor Things", "And"에 같이 출연할 예정인데요. 윌럼 데포가 카메라가 꺼졌음에도 연기를 위해 자신의 뺨을 때려달라고 엠마 스톤에게 요청했다고 해요. 란티모스는 이렇게 촬영 중이지 않을 때도, 어떻게든 영화의 일부가 되려는 것이 자신이 배우에게 원하는 것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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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황해>, <곡성> 등으로 유명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에 조인성의 출연이 유력합니다. <호프>는 시골 마을에 외계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SF 물인데요. 황정민 배우 또한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호프>는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 로카르노 영화제가 "빈티지 클래식" 부문에서 우승한 작품을 무료 복원해 주는 서비스를 출시했어요.

• 키아누 리브스는 <매트릭스> 촬영 시 워쇼스키 형제가 준 빨간약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어요.
• <크리드 3>이 미국과 영국의 박스 오피스를 강타했어요. 오디언스 스코어도 96점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 휴 잭맨이 다시 울버린 역을 위해 하루에 8,000 칼로리를 섭취해 체중을 증량하고 있다고 해요.

🏊🏻 편집자의 디깅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편집자의 디깅은, 프랑스 출신 감독 자크 오디아드(Jacques Audiard)입니다. 처음에 오디아드는 감독에는 뜻이 없어 각본 활동을 주로 했는데요. 그러다 자신의 나이 41세인 1994년 <그들이 어떻게 추락하는지 보라>로 감독 데뷔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작 <위선적 영웅>(1996)으로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예언자>(2009)로 그랑프리를, <디판>(2015)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시스터스 브라더스>(2018)로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는 등의 많은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오디아드는 일상적인 사람들의 몸부림과 복잡성에 대해 탐구하며 강력하고 감정적인 드라마를 찍어온 감독인데요. 최근 셀린 시아마와 레아 미지위가 각본에 참여한 <파리, 13구>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이번 주는 왓챠에 있는 <위선적 영웅>, <내 심장을 건너뛴 박동>을 같이 보며 오디아르 감독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독자의 영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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