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의 유통 기한도 끝이라 생각했다"

2023. 7. 20.

026 | 🍍 "내 마음의 유통 기한도 끝이라 생각했다"

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찾고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 고민하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026

7월의 감독 | 왕가위 Wong Kar-Wai

2023.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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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

🍍 "내 마음의 유통 기한도 끝이라 생각했다"

<중경삼림>(Chungking Express, 1994)

왕가위 영화는 사유의 해방과 공간의 이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고정된 자아로부터 해방을 공간의 이동이라는 역동적 행위로 이행한 <중경삼림>(1994), 타자와 접속하여 교류하면서 생성의 힘을 만들어내는 <화양연화>(2000),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준 <2046>(2004) 등이 있는데요. 이러한 사유의 해방과 공간의 이동이란 테마는 두 학자 질 들뢰즈와 미셸 마페졸리가 역설하던 노마디즘(nomadism) 이론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노마디즘은 철학적 개념으로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두 학자는 노마디즘에 대한 견해가 서로 다른데요. 질 들뢰즈는 개인의 사유에 주목하며 고정되고 정체된 사유로부터의 해방으로 노마디즘을 반면, 마페졸리는 공간의 이동에 집중하며 다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타자와의 접속으로 해석합니다.

노마디즘은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의 물리적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동한 공간은 새로운 공간으로의 또 다른 이동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노마디즘에서 논하는 공간은 새로운 공간으로의 탈주와 이전의 공간으로의 회귀라는 이중성을 지닙니다. 오늘 소개할 <중경삼림>으로 예시를 들어보면, 경찰 663(양조위)의 집이 노마디즘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하는 도중 장을 보러 가는 페이(왕페이)는 경찰 663의 집에 들러 옛 연인의 흔적을 지우는데요. 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반복적인 노마드의 삶을 보여줍니다. 이는 자신이 얽매어 있던 공간으로부터의 탈주이자, 원래의 공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회귀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1994년에 제작된 <중경삼림>은 <첨밀밀>(1996)과 더불어, 홍콩의 중국 반환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앞둔 홍콩인의 불안한 심리를 묘사한 영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 속 자아의 해방과 공간의 이동을 이행하는 노마드적 삶은 홍콩 반환 후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체제하에서 살아가야 하는 홍콩인의 정체성 혼란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어둡고 무거운 밤의 이미지를 지닌 첫 번째 이야기와는 달리, 경찰 663과 페이를 보여주는 밟고 경쾌한 낮의 이미지는 이런 노마드의 역동성과 잘 어울리죠. 페이에게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는 생계유지를 위한 공간이며, 경찰 663의 집은 그곳으로 일탈을 이행하는 곳입니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일탈을 감행하는 페이는 위의 두 공간을 오고 가며 자아와 공간의 두 측면으로부터 이탈하려는 욕망을 보여주는 인물인데요. 즉 페이에게 나타나는 노마디즘은 앞서 언급한 들뢰즈와 마페졸리의 논의가 모두 적용됩니다.

레스토랑 종업원에서 비행기 승무원으로 직업을 바꾼 그녀의 자아의 의식 변화를 출발점으로 하여 공간의 이동으로까지 나아갔습니다. 이는 공간의 이동에 의한 내적 자아의 변화가 아니라, 내면적 사유의 반복적 충동에 따른 행위의 실행인데요. 페이는 고정된 자아로부터 해방을 위해 노래합니다. 자신의 삶의 공간인 레스토랑에서 마마스 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을 흥얼거리는 모습은 구속하는 삶의 공간에서 벗어나 노래 속 공간인 캘리포니아로 떠나는 노마드적 삶을 선택하는 용기 있는 방랑자로 보이게 합니다.

노마디즘은 새로운 공간에서의 정주와 또 다른 장소로의 이동을 의미하는, 이른바 '역동적 뿌리내림'이라는 특성을 지닙니다. 타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혹은 세계 속의 나를 재발견하기 위해, 다른 것(자아, 타자, 공간 등)을 찾아 이동하는 인간 욕망의 몸부림, 이것이 바로 노마디즘의 본질인데요. 이번 주는 <중경삼림>에서 드러나는 노마디즘적 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한 정신적 해방인 질 들뢰즈의 노마디즘으로 해석될 수 있는 영화(클로이 자오의 <노매드랜드>(2020), 숀 펜의 <인투 더 와일드>(2007), 장 마크 발레의 <와일드>(2014))와, 공간적 해방인 미셸 마페졸리의 노마디즘(소피아 코폴라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2004),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보이후드>(2014))으로 해석할 수 있는 영화는 어떤 영화들이 있을지 한번 고민해 보며 보내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문헌 |

욕망이 출동하는 일상의 공간, 왕가위 영화의 노마디즘 읽기: <중경삼림>, <화양연화>, <2046>을 중심으로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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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비아

트리비아: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숨겨진 이야기나 여러 방면에 걸친 사소한 지식

1) <중경삼림>은 왕가위가 언급한 대로 "로드 무비처럼" 촬영되었기 때문에 촬영 전날 밤이나 당일 아침에 각 장면에 대한 각본을 썼다.

2) 배우 임청하는 왕가위와 일하기를 매우 원했는데, 금발 가발을 쓴 마약 밀매자 역을 맡기 위해 은퇴했다.

3) 왕페이는 홍콩에서 팝 가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동안 들리는 크랜베리 노래 <Dreams>는 그녀가 노래한 버전이다.

4) 쿠엔틴 타란티노는 <중경삼림>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릴 수 있도록 미라맥스와 계약을 맺어 자신만의 배급사를 설립했다.

5) 세 번째 이야기까지 썼지만 왕가위는 이 부분 없이도 영화가 완성되었다고 느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나중에 <타락천사>(1995)의 기초를 이루게 된다.

6) 영화 제작자들은 아파트 바닥에 물이 흥건한 씬 때문에 고소를 당했다. 아파트는 3층에 있었고 그 아래 두 층 모두 물 피해를 입었다.

7) 이 제목은 홍콩의 랜드마크 두 개 합친 것이다. 1) 마약으로 가득 찬 'Chungking 맨션'은 인도인, 파키스탄인, 네팔인들이 거주하는 황폐한 호스텔이며, 2) 외국 여피들이 밀집한 주요 술집 구역인 란콰이퐁에 있는 인도 패스트푸드점 이름이 'Midnight Express'다.

8) 금성무는 이 영화에서 4개 국어를 한다. 그의 내레이션은 모두 중국어로 되어 있고, 대부분의 대화는 억양이 심한 광둥어로 되어 있으며, 전 여자친구 중 한 명에게 전화를 걸 때는 일본어로 말하고, 용의자를 체포할 때는 한 줄의 영어로 말한다. 그는 임청하의 캐릭터에 접근했을 때 네 가지 모두를 시도한다.

9) 경찰 663(양조위 역)의 아파트는 사실 이 영화의 촬영 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아파트다.

10) 왕가위는 마약중개자(임청하 역) 캐릭터를 만드는 데 존 카사베츠의 <글로리아>(1980) 속 Gena Rowlands와 배우 그레타 가르보를 모델로 삼았다.

11) 이 영화는 23일 만에 촬영되었다.

12) 이 영화는 <동사서독>(1994)의 촬영이 중단된 상태에서 촬영, 편집되어 개봉되었다.

13) 두 이야기는 서로 다른 촬영 감독에 의해 촬영되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왕가위의 데뷔작 <열혈남아>(1988)를 촬영한 Andrew Lau가, 두 번째 이야기는 왕가위의 두 번째 작품 <아비정전>(1990)을 촬영한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을 맡았다.

⚠️ 스포일러

14) 원래 결말은 페이가 경찰 663을 만나 같이 다른 나라로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왕가위가 공항 속 이상적인 조건의 장소에 대해 동의할 수 없어 애매한 결말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스포일러는 드래그로 복사해 볼 수 있어요)

출처: IMDB

🇰🇷 국내 박스오피스 7. 10. ~ 7. 16.

1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 81 🍅 96 🍿 94

2 엘리멘탈

🎬 58 🍅 74 🍿 93

3 범죄도시3

4 여름날 우리

5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 86 🍅 96 🍿 94

🇺🇸 미국 박스오피스 7. 7. ~ 7. 13.

1 Insidious: The Red Door

🎬 45 🍅 37 🍿 69

2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

🎬 58 🍅 69 🍿 88

3 Sound of Freedom

🎬 43 🍅 74 🍿 100

4 Mission: Impossible - Dead Reckoning Part One

🎬 81 🍅 96 🍿 94

5 Elemental

🎬 58 🍅 74 🍿 93

*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국내 개봉 일정

7. 25.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 커크 드 미코

7. 26. 붉은 사막,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7. 26. 비닐하우스, 이솔희

7. 26. 밀수, 류승완

7. (미정) 라모나

🇺🇸 미국 개봉 일정

7. 21. Barbie

7. 21. Cobweb

7. 21. Oppenheimer

7. 28. Talk to Me

7. 28. Haunted Mansion

7. 28. The First Slam Dunk

🔓 OTT 공개/종료 예정

넷플릭스

공개 다음 소희(20), 옥수역귀신(20), 메간(22), 공포의 파티(25), 드림(26), 위쳐 시즌 3 파트 2(27), D.P. 시즌 2(28), 오토라는 남자(29)

종료 어카운턴트(21), 애나벨, 13시간, 샬롯의 거미줄, 레이버 데이, 영웅본색, 콜래트럴, 클로버필드 10번지, 타운, 범블비, 친구와 연인사이(31)

티빙

공개 옥수역 귀신, 피기(20)

왓챠

공개 맨 인 더 다크 2(21)

디즈니 플러스

공개 더 베어 시즌 2(26)

크라이테리온 채널

공개 One False Move(25)

영화 제목 뒤 괄호에 적힌 숫자가 날짜예요

🗞️ 이주의 뉴스

멈춰버린 할리우드 ✊🏻

미국 작가조합(WGA)의 파업에 13일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종합(SAG-AFTRA)이 동참하며 할리우드가 63년 만에 멈춰버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배우조합은 13일 디즈니, 디스커버리-위너, 넷플릭스, 아마존 등 대기업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며 14일 0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파업은 특히 스트리밍 재상영분배금(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마다 작가와 감독, 배우들이 받는 저작인접권료) 지급 정상화와 인공지능(AI) 도입에 대응한 배우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였습니다. 양대 노조의 파업 지침에 따라 14일부터 배우들은 영화 촬영뿐 아니라 제작이 완료된 영화에 대한 홍보 행사, 시상식 참석이 불가한데요. 실제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포터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오펜하이머> 시사회에서도 배우들이 행사 진행 도중 자리를 떴다고 해요. 미국 CNN 방송은 밀컨 연구소를 인용해 “배우조합과 작가조합의 이번 동반 파업이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40억 달러(약 5조 원)가 넘는 경제적 손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디즈니 CEO 2026년까지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월트디즈니의 최고경영자 밥 아이거의 임기가 2026년까지로 연장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아이거 CEO와의 계약 연장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는데요. 이사회는 이번 임기 연장이 회사의 혁신 시도에 연속성을 부여하고 후임 CEO 승계 계획 수립을 위한 시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디즈니의 시장 점유율을 5배나 늘리며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해 회사를 키워낸 현재 디즈니의 모습을 만든 장본인입니다.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 공개

<파워 오브 도그>(2021), <피아노>(1993)을 연출한 제인 캠피온, 저번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로라 포이트러스, <이니셰린의 벤시>(2022), <쓰리 빌보드>(2017)를 연출한 마틴 맥도나, <베르히만 아일랜드>를 연출한 미아 한센 로브가 8월 30일 열리는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았습니다. 한편 앞서 발표한 대로 이번 심사위원장은 데이미언 셔젤이 맡았는데요. 역대급 라인업에 더욱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슈퍼히어로 영화 안 만들어요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연출하며 큰 대중적 지지를 받아왔는데요. 최근 HugoDécrypte 유튜버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놀란은 앞으로 슈퍼히어로 영화를 제작할 생각이 "없다."고 해요. 비슷하게 배트맨 역을 맡았던 크리스찬 베일은 지난 여름 ScreenRant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이 연출을 한다면 한 번 더 배트맨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었는데요. 한편 놀란은 <스타워즈>를 감독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단정 짓지 않고 노코멘트하며 "사람들은 <스타워즈>의 성공이 시각적 효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영화의 위대한 이야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북미 개봉 준비

미국의 배급사 Gkids가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영화에 대한 북미 판권을 획득했습니다. 국내에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로 알려진 이 영화는 북미에서 <The Boy and the Heron>(소년과 왜가리)로 개봉할 예정인데요. Gkids는 올해 말 북미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가을에 열리는 각종 영화제에서 선공개를 하며 내년 오스카 수상까지 노릴 것으로 보여요.

故 사카모토 류이치, 제19회 제천영화음악상 수상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일본 출신의 영화음악가 故 류이치 사카모토가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2006년 신설된 제천영화음악상은 2016년까지 한국 영화음악 분야에 큰 공헌을 영화음악가를 선정해 상을 수여해왔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그 대상을 아시아까지, 팬데믹 이후에는 전 세계까지 확대해왔습니다.

🏊🏻 편집자의 디깅

애정만세 | 차이밍량

그는 1957년 11월 6일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다

대표작 | <안녕, 용문객잔>, <청소년 나타>, <데이즈>

• 허우 샤오시엔, 에드워드 양과 함께 대만 영화계의 거장

• 칸 영화제, 베니스 국제 영화제, 베를린 국제 영화제 *초청 및 수상

*<애정만세>(1994) 베니스 영화제 황금 사자상 수상, <떠돌이 개>(2013)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하류>(1996) 베를린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 <구멍>(1998), <거기 지금 몇시인가요?>(2001), <얼굴>(2009) 칸 영화제 초청

• 일관된 롱테이크 기법을 통해 현대 사회의 단절과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표현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사랑의 가능성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파스빈더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삶의 의미를 잃고 감정마저 잃어가는 독일의 전후 세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차이밍량의 영화 <애정만세>에는 그 사랑의 가능성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가까워졌다가 멀어지는 감정의 미세한 파동만 있을 뿐, 사랑은 아예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이 차갑고 불편한 시선은 단지 그만의 것일 수 있다. 혹은 삶의 어느 시기에 대한, 가령 아직은 사랑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청춘에 대한 그만의 냉소적인 시선일 수 있다. 그렇다 해도, 공허와 고독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우리의 망막에 남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그 끔찍한 고독의 시간을, 희망이 있어 더 쓸쓸한 공허의 시간을 지나왔거나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및 참고 |

[김호영의 네오클래식] 차이밍량의 '애정만세' 🔗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 미야자키 하야오

책 원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제목과 주제를 빌려온 것뿐이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합친 것 같은 모험 판타지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화와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여전히 끝내주고 특히 몇몇 장면은 매우 압도적이어서 오래 걸릴 만도 했겠구나 하며 납득이 되었었다. 또한 여러 소소한 장면에서 과거 지브리 작품에 대한 오마주가 있어 내심 반가웠다.

자세한 이야기는 말하기 어렵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긴 남자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 남자아이의 모습을 잘 담은 영화다. 다만 이 영화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만큼의 대중성하고는 거리가 있는 영화로 보인다. 물론 내가 100% 이해 못 한 것도 있겠지만 난해한 장면도 은근 있고 전작과 달리 큰 감동은 못 느끼다가 조금 허무하게 끝나버린 바람에 그 아쉬움과 허전함이 약간 있다.

그래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하고 싶어 하는 주제와 예술적인 작화와 연출 그리고 지브리 특유의 분위기를 느껴보니 오랜만에 추억과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라 너무나 황홀의 순간이었다. 만약에 국내 개봉을 하게 된다면 2회차로 조금 더 집중적으로 제대로 볼 생각이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 성우를 맡았었던 기무라 타쿠야가 이번 작품에서도 참여했는 사실! 목소리만 들어도 너무나 반가웠다. | 김형중

고스트 스토리 | 데이빗 로워리

아무리 슬픈 일도 이내 잊을 수 있는 건, 매일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무심하게 찾아오는 일상 때문일 것. 이부자리에서 일어나고, 운전을 하고 출근을 해 점심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의 예외 없는 반복. 반복되는 일상의 완강함이 일상을 점차 두터운 두께로 만들고, 덩어리진 일상의 무게에 과거의 고통과 기억은 작아지고 작아져 이내 덮여진다. 덮인 과거를 저 편의 소실점으로 둘 때 인간은 비로소 떠날 수 있다. 우리의 망각을 허하는 일상의 힘은 어쩌면 신처럼 우주처럼 전지전능하다. | 장경혜

지구 최후의 밤 | 비간

꿈에서라도 듣고 싶었던 너의 진실. 하지에 만난 너는 밤이 긴 겨울에 만나 꿈이라는 영원과 순간이 끝나면 나는 붉은 눈으로 잠에서 깨겠지. 존재하긴 했던 걸까, 햇빛 아래 볼 수 있는 색일까 어쩌면 너는, 나는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 김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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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예 뒤 시네마 소식

📆 서울독립영화관 일정

• 한국영상자료원

6. 1. ~ 8. 12. 시네마테크KOFA 발굴,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

7. 20. 인디곳간, 독립영화 아카이브 : 여름이 흐르는 풍경

7. 20. ~ 7. 27. 제 20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 서울아트시네마

7. 4. ~ 7. 25. 그리워하다

7. 21. ~ 8. 27. 2023 시네바캉스 서울

7. 26. 7월 수요단편극장 "김보라x이우정x윤성현이 그려낸 잔잔하고 큰 파동의 성장"

8. 9., 16., 24., 29. 시네마테크 영화학교 "촬영으로 애니메이션 읽기"

• 에무시네마

7. 7. ~ 7. 26. <시네마 천국> 기획 상영

7. 20. ~ 8. 13. 2023 에무시네마 별빛영화제

• 라이카 시네마

7. 1. ~ 아리 에스터 감독 기획전

• 인디스페이스

7. 22. 김자영: 자문자답

7. 25. 인디돌잔치 <아이를 위한 아이>

7. 29.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처음: 초기 다큐멘터리에 관하여, 송경원 평론가 참석

👥 GV 일정

• 정성일 평론가 GV

7. 23. 18:00 <보 이즈 어프레이드>, 씨네큐브

안녕하세요. 포인트 오브 뷰 편집자입니다.

영화 뉴스레터 포인트 오브 뷰는 2023년 1월 12일 창간한 이래로 오로지 관객을 위한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뉴스레터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작은 보탬이 되고자 홍보가 필요한 국내 독립 영화를 지원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 호부터 페이지의 맨 마지막에 적혀있는 제 이메일로 본인 영화의 스틸 컷 몇 장과 간단한 소개 글을 혹은 실제 상영을 하는 경우에는 날짜와 장소 등을 알려주시면 검토 후 뉴스레터에 게시해 홍보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며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는 포인트 오브 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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