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알아가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일요일 발송 |
|
|
3월의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Yorgos Lanthimos |
|
|
POV :
👂🏻 "귀를 핥아드려도 안 돼요?"
<송곳니>(Dogtooth, 2009) |
|
|
기이한 가족
'Greek Weird Wave'라는 용어가 영화 관계자들과 관객들을 손쉽게 납득시킨 것과는 별개로, 몇몇 학자들은 그리스 영화에 붙은 이 모호한 형용사에 의구심을 제기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이함'이라는 용어가 일련의 그리스 영화의 공통점을 조망하기 위한 유용한 분석적 틀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기이함'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영국의 문화이론가 마크 피셔(Mark Fisher)는 '기이한 것'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기이한 것은 어울리지 않은 무엇이다. 기이한 것은 친숙한 것을 통상 그 너머에 넣여 있는, 그리고 '홈리(homely)'한 것과 양립할 수 없는 무언가로(심지어 정반대의 무언가로) 이끈다. 기이한 것에 가장 적합한 형태는 아마도 몽타주 -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둘 이상의 것들을 결합하는 기법 - 일 것이다." |
|
|
'Greek Weird Wave' 영화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의도적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한 음씩 들을 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조화가 다 함께 울리는 순간 느껴지는 불협화음처럼, 여러 요소를 이질적인 방식으로 결합하여 혼란스럽고 부조리한 세계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마리아 찰쿠(Maria Chalkou)는 이런 독특한 영화가 주제적 측면에서도 역사, 고대 드라마 등의 과거와 단절하고 현재의 현실을 탈신비화하고 냉혹하게 직시함으로써 그리스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new gaze)", "새로운 정신(new ethos)"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치적 상황이나 시대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오히려 의도적으로 은폐함으로써 현실을 새롭게 그린다는 것입니다. |
|
|
'Greek Weird Wave' 영화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집단,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디너 레이첼 창가리(Athina Rachel Tsangari) 역시 인터뷰에서 새로운 그리스 영화의 상당수가 가족에 대한 일종의 "집착 증세"를 보인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컨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송곳니>에서 부모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거대한 저택에 아이들을 가두어놓고 양육합니다.
란티모스의 바로 다음 작품인 <알프스>(2011)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죽은 이의 대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기 집단 '알프스'의 이야기이며, 여기에는 죽은 딸의 자리를 대체하고 딸을 연기할 사람을 고용하는 부부가 등장합니다.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다룬 파노스 H. 코트라스의 <스트탤라>(2009)는 더욱 파격적인 멜로드라마적 방식으로 가족 문제에 접근하는데, 트랜스젠더가 된 아들은 감옥에서 14년 만에 출소한 아버지를 속여 성관계를 맺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생일 파티날 발코니에서 뛰어내린 소녀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알렉산드로스 아브라나스의 <은밀한 가족>(2013)은 가부장적 아버지의 지배하에 폭력과 통제로 얼룩진 3대의 모습을, 아디너 레이첼 창가리의 <아텐버그>(2010)는 시한부 아버지와 사는 자폐증 증세를 보이는 딸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조금 더 이후에 등장한 바비스 마크리디스(Babis Markridis)의 <동정에 중독된 남자>(2018)에서 남자는 혼수상태의 빠진 아내를 돌보는 동안 타인의 동정을 맹목적으로 갈구하게 됩니다. |
|
|
'Greek Weird Wave'의 기이한 가족 이야기는 (주로 어린아이로 대변되는) 약자에게 "냉소주의, 폭력, 소외, 상처받은 본능을 묘사하는 날 것의, 거리를 두는 시선"을 던집니다. 이때 주목할 점은 영화에서 비정상적인 가족의 양태가 윤리적 평가의 잣대에서 벗어나 사회의 처벌 없이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입니다. 영화에서 가족 구성원은 자해나 자살로 스스로를 파괴할지언정 가족 구조가 외부의 힘에 의해 와해되지 않습니다.
모든 일은 가족이라는 폐쇄된 작은 왕국 속에서 벌어지며, 때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족 밖의 세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송곳니>에서는 가족의 폐쇄적인 특성이 가장 명시적으로 드러납니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송곳니가 빠질 나이가 되면 "차를 타야만"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세뇌합니다. 바깥세상의 문화를 접한 첫째 딸은 송곳니를 강제로 뽑아 집을 탈출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두 다리로 뛰어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차 트렁크에 숨을 뿐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낼 때까지 이 트렁크는 열리지 않습니다. 'Greek Weird Wave'가 그리는 기이한 가족은 현실적인 모습과 동떨어져 있으며, 이는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의 축소판입니다. |
|
|
그리스 영화감독들은 자신의 영화를 하나의 사조로 편입시키려는 시도들을 강력하게 거부합니다. 창가리 역시 인터뷰에서 2009년 이후 그리스 영화들을 하나의 사조, 혹은 영화 운동으로 묶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더욱 극단적으로 이 흐름 자체를 부정하며 개별적인 영화들을 단지 그리스가 처한 상황 때문에 하나로 묶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송곳니'를 통해 2009년 이후 그리스에서 등장한 낯선 '기이한 영화'의 형태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님은 '송곳니'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님 만의 시선을 포인트 오브 뷰에 남겨주세요.
참고문헌 |
'Greek Weird Wave' 영화의 표현성 분석 - 2009년 이후 그리스 영화를 중심으로 | 김현영
|
|
|
👀 트리비아
트리비아: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숨겨진 이야기나 여러 방면에 걸친 사소한 지식 |
|
|
1) 이 영화의 영감은 결혼을 앞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생겼다. 란티모스는 결혼 제도와 가족이란 공동체 자체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고, 가족을 극단적으로 보호하는 남자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떠올리게 됐다. 2) 주제가 너무 밀실 공포증적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수영장과 거대한 정원이 있는 크고 넓은 집으로 설정하기로 선택되었다. 3) 이 영화는 50mm 아나모픽 렌즈 하나로만 촬영되었다. 4) 10년 만에 칸 영화제에 공식적으로 선정된 그리스의 첫 번째 영화다. 5) 아이들의 이름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6) 2017년 사망한 Mary Tsoni(막내딸 역)는 ‘Mary and The Boy’라는 펑크 밴드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밴드 멤버 중 한 명이 개 교육자로 나온다. 7) 이 영화는 아르투로 립스타인 감독의 ‘순수의 성’(1973)과 굉장히 닮아있다. 하지만 란티모스는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다. 8) 요르고스 란티모스에 의하면 극 중 고양이는 실제로 눈이 멀었다고 한다. 이것이 아들이 가지치기 가위를 들고 다가가도 가만히 있는 이유다. |
|
|
🇰🇷 국내 박스오피스
1 파묘
🚦 93 🎬 - 🍅 - 🍿 -
2 듄: 파트2
🚦 97 🎬 79 🍅 93 🍿 95
3 가여운 것들
🚦 92 🎬 88 🍅 92 🍿 79
4 웡카
🚦 89 🎬 66 🍅 82 🍿 91
5 패스트 라이브즈
🚦 86 🎬 94 🍅 95 🍿 84 |
🇺🇸 미국 박스오피스
1 Kung Fu Panda 4
🎬 57 🍅 69 🍿 86
2 Dune: Part Two
🎬 79 🍅 93 🍿 95
3 Cabrini
🎬 54 🍅 90 🍿 97
4 Bob Marley: One Love
🎬 43 🍅 42 🍿 92
24. 03. 08. 기준 |
|
|
* 🚦 키노라이츠 지수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
|
🇰🇷 국내 개봉 일정
13. 로봇 드림, 마담 웹, 메이 디셈버, 밥 말리: 원 러브
14. 화녀
20. 나이트 스윔, 왓츠 러브, 조용한 이주
21. 탐정 말로
27. 1980, 댓글부대,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 미국 개봉 일정
15. Arthur the King
17. Neon Genesis Evangelion: The End of Evangelion
22. Ghostbusters: Frozen Empire, Late Night with the Devil, Femme, Luca, Problemista
29. In the Land of Saints and Sinners, La chimera |
|
|
국물맛의 비법 같은 것은 애시당초 없어 🍜
유니버설 픽처스의 '쿵푸팬더4'가 현재 상영 중인 가족 영화가 부재한 상황을 이용해 강력한 흥행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쿵푸팬더4'는 개봉 첫날과 시사회를 통해 4,035개 극장에서 19.4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2008년 원작 개봉 이후로 시리즈 중 가장 강력한 수치다. 특히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들의 절반 가량인 8,500만 달러의 제작비 예산이 들었다. 최근 부진한 성적을 보여줬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쿵푸팬더4'의 흥행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시네마 스코어 등급은 'A-'으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2주 후에 개봉할 소니의 'Ghostbusters: Frozen Empire' 전까지 계속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듄: 파트 2'는 박스오피스 2위로 떨어졌지만 '쿵푸팬더4'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
|
왕가위, 생 로랑과 신작 제작 예정
왕가위 감독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생 로랑이 설립한 제작사 ‘Saint Laurent Production’과 함께 다음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다. 아직 줄거리, 캐스팅 등의 세부 사항은 발표된 게 없으며,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왕가위는 최근 중국에서 TV 시리즈 ‘Blossoms’를 공개했다. 이 드라마는 한 에피소드 당 약 50분씩인 총 30부작으로, 약 25시간에 달한다. 왕가위 팬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Blossoms’는 아직 수입하는 배급사가 많이 없어 해외에 공개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왕가위의 마지막 작품은 10년 전 개봉한 ‘일대종사’(2013)였으며, 이 영화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2007)처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왕가위는 최근 침체 상태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
|
다니엘 데이루이스, 은퇴 번복 없다
지난 몇 주 동안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마틴 스코세이지,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촬영하게 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이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니엘의 가까운 친구 영화감독 짐 셰린던은 데이루이스와 정기적으로 이에 대해 얘기하지만 연기 복귀에 대한 희망이 결실을 맺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 소문은 1월에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감독상을 수상하기 위해 나타났을 때 시작됐다. 스코세이지는 “우리는 함께 두 편의 영화를 찍었고 그건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경험 중 하나였다… 아마 한 편 더 할 시간이 있을 거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는데, 이후로 배우로 복귀한다는 소문을 촉발시켰다. 한편 데이루이스의 은퇴는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는 마지막 영화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팬텀 스레드’(2017)이며, 현재는 신발 제작에 대한 새로운 열정으로 이탈리아로 이주해 스테파노 베메르(Stefano Bermer)에서 수습(修習) 기간을 거치는 중이다. |
|
|
아담 맥케이 신작 'Greenhouse' 캐스팅 발표
지난 12월 넷플릭스는 아담 맥케이의 차기작이 될 예정이었던 ‘Average Height, Average Build’ 제작을 취소했다. 아담 맥케이는 바로 다음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 기후 변화에 대한 영화로, 그 어떤 줄거리나 캐스팅이 발표하지 않았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맥케이의 ‘Climate Change’는 지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파멸적이고 우울한 재난을 담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한다. 영화의 제목은 ‘Greenhouse’로 정해졌으며, 에이미 애덤스와 샘 록웰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 영화는 데이비드 윌러스 웰즈가 2019년 발표한 책 ‘The Uninhabitable Earth: Life After Warming’를 원작으로 한다. ‘The Uninhabitable Earth: Life After Warming’에서 윌러스 웰즈는 지구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불가피하며 지구에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많은 출판물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윌러스 웰즈의 책은 유명 기후학자 마이클만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한편 아담 맥케이는 ‘돈 룩 업’(2021), ‘바이스’(2019), '빅쇼트'(2015)를 연출한 이력이 있다. |
|
|
'레벨 문' R 등급 감독판, 러닝타임 6시간 예정
잭 스나이더가 ‘Rebel Moon - 파트 1: 불의 아이’ 감독판이 6시간이 될 것이라 밝혔다. 잭 스나이더의 SF ‘Rebel Moon - 파트 1: 불의 아이’이 지난 1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으며, 곧 4월에 속편 공개가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추가로 곧 감독판도 공개 예정인데 원작 PG-13 버전보다 1시간 늘어날 것이며, R 등급으로 상향되어 많은 섹스씬과 폭력씬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레벨 문’은 공개 이후로 많은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다. 메타스코어 31점, 로튼 토마토 21%로 매우 낮은 점수다. 감독판은 속편 ‘Rebel Moon - 파트 2: 스카기버’ 일정에 맞춰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
|
|
그는 1960년 8월 24일 일본🇯🇵에서 태어났다
대표작 | <오디션>(1999), <이치 더 킬러>(2001) |
|
|
더할 나위 없는 콩가루 집안. 고등학생 딸은 집을 나가 원조교제를 하며 밤거리를 헤맨다. 그 밑의 아들은 집에만 오면 어머니를 두들겨팬다. 어머니는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하며 마약 살 돈을 벌기 위해 매춘도 한다. 영화는 아버지가 원조교제를 취재하다가 자기 딸을 만나는 대목에서 시작한다. 아버지는 딸을 야단치기는커녕 비디오카메라를 들이대며 취재한다. 그러다가 근친상간이 벌어진다. 딸에게 화대를 주면서 “모자란 돈은 엄마에게 맡길게”라고 말한다. 이 황당한 상황을 중간거리의 카메라로 예술영화처럼 차분하게 비춘다. 곧이어 아들이 어머니를 때리고, 아버지는 여자 리포터를 살해해 시간하고, 어머니는 기묘한 행위로 성적 흥분을 느끼고… 엽기가 점입가경이다. <오디션>도 그렇고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장르를 반죽하며 장난치는 재미에 푹 빠진 듯하다. 이걸 어떻게 보라는 건지 전혀 힌트를 주지 않고 엽기의 향연을 벌인다. 잔뜩 긴장하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폭소를 터뜨리게 되는데 일찍 웃기 시작할수록 재미가 커지고 페이소스도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영화다.
출처 |
비지터 Q Visitor Q 🔗 |
|
|
오늘 소개할 넷플릭스 콘텐츠는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인피니티 풀'이다. ‘인피니티 풀’은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세 번째 작품이다. 제임스(알렉산더 스카스가드)와 엠(클레오파트라 콜먼)이 외딴섬에 휴가를 보내기 위해 갔는데, 이 섬은 범죄를 저질러도 경찰에게 돈만 쥐어주면 자신의 클론(복제 인간)이 대신 사형을 받는다는 면책 제도가 있다. 그래서 제임스는 가비(미아 고스)와 함께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다.
1980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브랜든 크로넨버그(현재 나이 44세)는 전설적인 영화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아들이다. 그의 영화는 역시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그로테스크하며 폭력적이다. 그들 영화 속 세계관은 인물의 정신성에 항생제 같이 작용하며, 그들의 신체는 싸구려처럼 쉽게 찢어지고 뒤틀린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닮음에도 이 부자 지간의 연출은 큰 차이를 보인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인간의 억눌린 욕망이 어떻게 자신의 신체를 파괴하는 쾌락으로까지 변화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려 했다면, 브랜든 크로넨버그는 이미 해체되고 오염된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자신의 온전한 신체를 포기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려 하는 듯하다. 그들은 오로지 정신적 자극에 의해서만 외부와 접촉하고 감각할 수 있다.
유명인사들의 바이러스를 열혈팬에게 판매한다는 ‘항생제’(2012), 타인의 몸을 훔쳐 암살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포제서’(2020), 범죄를 저질러도 돈만 있다면 자신의 복제 인간이 대신 사형 당한다는 ‘인피니티 풀’(2023). 그들에게 신체란 파괴된 정신 조각들이 겨우 꿈틀거리며 잠시 머물 외피를 찾듯 소모적인 도구일 뿐이다.
‘인피니티 풀’은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영화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아리 에스터 영화처럼 날이 선 예민한 세계관을 가졌지만, 또 영화 속 인물들은 조던 필, 알렉스 가랜드 영화처럼 볼드한 맛이 있다. 현재 ‘인피니티 풀’의 메타스코어는 72점, 로튼 토마토 87점으로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디언스 스코어 52점으로 대중에게는 외면받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두운 |
|
|
Haiduc ★★★☆
난 그냥 미아 고스 유니버스(세계관)가 너무 좋아.
출처: Letterboxd |
|
|
Abagnale ★★★☆
추악한 문명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문명이라는 추악한 욕망.
감귤 ★★★
금전으로 쾌락을 사며 타인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든 신경 쓰지 않는 이기적이고 도덕성 따위 결여된 이들을 향한 비판처럼 느껴진다.
출처: 키노라이츠 |
|
|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
|
|
헤어질 결심 | 박찬욱
"사랑은 비이성적이다."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아, '애니홀'(1977) 주인공 알비 싱어 또한 엔딩 부분에서 사랑은 비이성적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사랑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바로 "직업 상 이성적이어야만 하는" 경찰이다. 그렇다고 그가 하는 사랑은 "보통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아내가 이미 있기 때문에 그것 또한 아니다. 그럼 서래는? 사랑하는 사람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 그 이전엔 자신의 남편을 밀쳐 죽였다. 후자는 사랑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법적으로 사랑하는 사이여야만 하는" 남편을 죽인 것이다. 둘의 사랑에 대한 정신적인 연결은 영화의 이전부터 표현되지만 육체적인 연결은 작품의 후반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그리고 깜깜한 밤을 배경으로 이뤄지는 둘만의 키스로 표현된다. 그 비이성적이고 비정상적인 사랑은 결국 둘 중 하나가 물에, 아주 깊은 물에 빠져서 아무도 못 찾게 되어버리면서 처절하게 끝난다. | 익명 |
|
|
정성일 평론가
03. 14. <메이 디셈버>, CGV 명동역
03. 19. 하지만 그런 시대를 살았고, 나는 거기에 있었다: 1980년대, 그때 여기, 영화, 한국영상자료원
03. 22. <아지랑이좌>, 아트나인
이동진 평론가
3. 10. <메이 디셈버> 언택트톡, CGV |
|
|
영화관 상호명을 클릭하면 상영시간표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
|
|
오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