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도시는 어디에도 없어"

2023. 5. 11.

016 | 🇫🇷 "이런 도시는 어디에도 없어"

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찾고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 고민하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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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감독 | 우디 앨런 Woody Allen

2023. 05. 11.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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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

🇫🇷 "이런 도시는 어디에도 없어"

<미드나잇 인 파리>(우디 앨런, 2011)

우디 앨런은 자신의 영화에 뉴욕, 파리, 바르셀로나 같은 도시에 대한 사랑을 자주 표현하기로 유명합니다. 대표적으로, 뉴욕을 배경으로 조지 거슈윈의 'Rhapsody in Blue'가 나오는 <맨하탄>(1979), 사랑, 관계 그리고 실존적 불안의 주제를 탐구하는 <애니 홀>(1977), 사랑과 삶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보는 <한나와 그 자매들>(1986)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대한 애정으로는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Vicky Cristina Barcelona)>(2009) 그리고 낭만이 가득한 파리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준 <미드나잇 인 파리>(2011)가 있습니다.

우디 앨런은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지난 호에서 언급했던 크리스티앙 메츠의 자기 반영적 전략을 사용합니다. 러닝타임의 1:02:32쯤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가 "말씀 못 드렸는데 길(오웬 윌슨)은 몽생미셸 안 가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말이 끝나자마자 "대체 왜? 이해가 안 가네!(Why not? I don't understand it!)"라는 극 밖의 우디 앨런의 짧은 내레이션이 나오죠. 또한 미장아빔(Mise-en-abyme)적 구조를 따르며 단순 복제, 무한 복제, 역설적 복제의 세 가지 타입으로 배치됩니다. 길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1920년대로 가지만, 1920년대의 당대 예술가들은 1890년대인 벨 에포크 시대를 '황금시대'라며 그리워하고, 벨 에포크 시대 예술가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동경합니다. 이처럼 '과거 속의 과거'로 이동하는 액자 속의 액자 같은 구조로 시퀀스를 단순 복제하며 공간의 증식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1890년대 벨 에포크 시대를 동경하며 머무르려 하는 1920년대 인물 아드리아나에게 길이 "우리가 여기에 머무르면 지금이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라며 아드리아나를 설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사는 자신의 과거 회귀가 현실 도피적이었음을 인정하는 역설적 복제(Paradoxical duplication)의 양상을 보여주죠.

우디 앨런은 파리라는 공간을 시간이라는 축을 이용해 종적으로 그저 장소가 아닌 공간으로 승화시킵니다. 마장아빔적 요소를 이용해 공간을 증식시킴으로써 현실과 판타지를 버무리고 내러티브와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둠으로써 파리라는 도시에 이미지를 더욱 깊이 있게 활용합니다. 동화 같은 판타지적 분위기와 여러 문인들, 예술가들의 고향이라는 이미지를 차용하는 리얼리즘적인 표현으로 파리의 환상적인 시공간 여행을 형상화합니다.

이처럼 공간은 영화의 주제 자체가 되기도 하며 캐릭터성이 되기도 합니다. 마틴 스콜세지는 뉴욕의 거친 느낌을 <택시 드라이버>(1976), <비열한 거리>(1973)으로,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활기찬 문화와 에너지를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1988),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으로, 왕가위는 홍콩의 씁쓸하고도 단 느낌을 <중경삼림>(1994), <화양연화>(2000)로 표현했죠. 여러분도 보기만 해도 그 도시를 동경하게 돼 떠나고 싶어지는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저는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가보고 싶어진 적이 있는데요.(<크래쉬>(1996)를 보고 캐나다 온타리오가 가고 싶어진 건 비밀)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도시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 영화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그 영화에서 이런 도시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같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문헌 |

우디 앨런의 여행영화에 나타난 도시색 분석(2017) | 이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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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비아

트리비아: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숨겨진 이야기나 여러 방면에 걸친 사소한 지식

1) 톰 히들스턴은 우디 엘런으로부터 15 페이지 분량의 대본과 함께 F. 스콧 피츠제럴드 역을 제안하면 편지를 받았다. 히들스톤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지와의 인터뷰에서 "세 문장 밖에 되지 않았어요.". "톰에게, 난 이번 여름에 파리에서 영화를 만들 생각이에요. 대본을 같이 첨부했습니다. 난 당신이 스콧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히들스턴은 그 편지를 액자에 끼워 자신의 집에 걸어두었다.

2) 우디 앨런은 배우들에게 그들의 역할 대본만 제공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톰 히들스턴은 오웬 윌슨을 만나 왜 다른 출연자들처럼 시대에 맞는 옷을 입지 않았냐고 물을 때까지 시간 여행 스토리를 알지 못했다.

3) 코리 스톨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긴장을 많이 했다. 게다가 우디 앨런은 리허설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곂쳐, 스톨은 첫 장면을 연기할 때, 자신이 배우로서 올바른 선택들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지 못했다. 장면이 촬영되고, 앨런은 그에게 "완벽해. 내가 딱 원하던 것이었어."라고 말했다. 앨런은 배우들에게 칭찬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러한 사실은 그는 자신이 캐스팅한 배우들의 재능을 신뢰한다는 것을 말한다.

4) 로댕 박물관에서 투어 가이드 역할을 하는 카를라 브루니는 2008년 2월 프랑스의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와 결혼하면서 촬영 당시 프랑스의 영부인이기도 했다.

5)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길 펜더가 파블로 피카소와 논쟁을 거트루드 스타인 집을 방문할 때, 배경에는 파블로 피카소가 1906년 그린 그녀의 초상화가 벽에 걸려있다.

6) 길이 루이스 부뉴엘에게 알려준 영화 아이디어는 루이스 부뉴엘의 영화 <절멸의 천사>(1962)의 스토리다.

7) 우디 앨런이 2010년 영화에 촬영하기에 충분한 예산이 있었을 때, 그는 그가 원하던 배우들에게 연락했지만 다들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 계약하기가 어려웠다. 오웬 윌슨이 주연으로 정해졌을 때, 앨런은 그 캐릭터에 맞게 다시 각본을 썼다.

8)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우디 앨런의 첫 영화다. 2016년 기준으로,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1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앨런의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되었다.

9) 레이첼 맥아담스와 마이클 쉰은 영화 촬영 중 스크린 밖에서도 로맨스를 시작했다.

10) 아드리아나의 그림은 사실 <La Baigneause>라고 불리며 1928년에 그려졌다.

(스포일러는 드래그로 복사해 볼 수 있어요)

출처: IMDB

🇰🇷 국내 박스오피스 05. 01. ~ 05. 07.

1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3

2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 드림

4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

5 존 윅 4

🇺🇸 미국 박스오피스 04. 28. ~ 05. 04.

1 The Super Mario Bros. Movie

2 Evil Dead Rise

3 Are You There God? It's me, Marget.

4 Star Wars: Episode VI - Return of the Jedi

5 John Wick: Chapter

🇰🇷 국내 개봉 일정

5. 17. 슬픔의 삼각형, 루벤 외스틀룬드

5. 17.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루이스 리터리어

🇺🇸 미국 개봉 일정

5. 12. Still, Davis Guggenheim

5. 12. The Starling Girl, Laurel Parmet

*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OTT 공개/종료 예정

넷플릭스

공개 미드나잇 선, 유전(12), 23 아이덴티티, 8마일, 그레이트 월(16), 슈렉, 슈렉 2, 3000년의 기다림(18)

종료 컨저링 2(14), 센트럴 인텔리전스, 노팅힐, 조 블랙의 사랑, 세이프 하우스, 인사이드 맨,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본 레거시, 트롤, 루시, 아메리칸 갱스터, 50가지 그림자:심연, 겟 아웃, 마다가스카(15), 더 라스트 데이즈, 애나벨: 인형의 주인(18)

왓챠

공개 큐어(12)

종료 엔더스 게임(14), 재키 앤 라이언, 씨 오브 트리스(16)

🗞️ 이주의 뉴스

마블의 끗발, 가오갤! 🚀

지난 7일 제임스 건 감독의 마지막 마블 작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가 1억 7천만 달러 흥행 수익을 거둬들이면서 예상치보다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이어 미국에서 올해 주말 동안 두 번째로 큰 수익을 낸 흥행 성적인데요. 곧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와 <인어공주>가 그 뒤를 이으면서 박스오피스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요. 한편 이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은 재밌어서 오히려 제임스 건이 없는 앞으로의 마블이 걱정된다는 평이 나오고 있어요.

작가에게 공정한 처우를! ✍🏻

저번 호에서도 언급했던 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며 그 규모가 커지고 있어요. 이번 파업은 미국 작가조합(The Writers Guild of America)라는 영화, TV, 라디오 등의 작가를 대표하는 노조로부터 시작됐는데요. 2018년 이후로 인상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조정하면 오히려 약 23%나 감소했으며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급성장으로 콘텐츠 제작 강도가 세진만큼 최저임금 받는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개선해달라는 것 그리고 대본 작성 시 인공지능(AI) 사용을 제한하자는 것이 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의 이번 파업 요구예요. 이번 파업의 영향으로 미국 유명 TV 토크쇼들이 결방을 하고 공개 예정 중이었던 작품의 공개가 미뤄지고 있는데요. 얼른 완만한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팀 버튼 팀 결성 👻

팀 버튼 감독의 <비틀쥬스 2>에 <비틀쥬스>(1988), 배트맨(1989)에 출연했던 마이클 키튼과 <웬즈데이>에 출연했던 제나 오르테가가 캐스팅되었어요. 팀 버튼의 신작 <비틀쥬스 2>는 2024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아델 에넬 은퇴 선언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배우 아델 에넬이 미투 운동에 대한 프랑스 업계의 무관심으로 은퇴를 선언했어요. 에넬은 <타여초> 이후 영화에 출연하지 않고 대신, 정치적 행동주의에 더 에너지를 쏟았어요.

∙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이번 칸 영화제 진출작 <Fallen Leaves>의 예고편이 공개됐어요.

∙ <라라랜드> 감독 데이미언 셔젤이 올해 베니스 영화제의 경쟁 심사위원을 맡을 예정이에요.

🏊🏻 편집자의 디깅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편집자의 디깅은, 1913년 생 프랑스 🇫🇷 출신 감독 르네 클레망(Rene Clement)입니다. 클레망은 30년대부터 기록 영화를 찍기 시작했으며, 45년에는 레지스탕스의 활약을 담은 <철도전쟁(La Bataille du Rail)>(1946)을 제작했습니다. 클레망은 필름 누아르, 심리 드라마, 서스펜스와 스릴러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장르를 탐구했는데요. 전시의 혼란 속에서 아이들의 순수와 회복을 포착한 <금지된 장난(Forbidden Game)>(1952)으로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알랭 들롱이 주연을 맡은 <태양은 가득히(Purple Noon)>(1960)나 제2차 세계 대전 중 파리의 해방을 기록한 <파리는 아직도 불타고 있는가?(Is Paris Burning?)>(1966)로 자신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는데요. 클레망의 가장 유명한 작품 <태양은 가득히>의 예고편을 올려드릴게요. 관심이 있다면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대표작: <Purple Noon>(1960), <Forbidden Games>(1952), <Is Paris Burning?>(1966), <Joy House>(1964), <Gervaise>(1956), <Rider on the Rain>(1970), <The Damned>(1947)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독자의 영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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