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종말이 왔어, 그렉!"

2023. 6. 29.

023 | 🍕 "세상의 종말이 왔어, 그렉!"

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찾고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 고민하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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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Paul Thomas Anderson

2023. 06. 29.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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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

🍕 "세상의 종말이 왔어, 그렉!"

<리코리쉬 피자>(폴 토마스 앤더슨, 2021)

현대 미국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텍스트를 크게 분류해 본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겠지만, 저는 1) 팍스아메리카나의 실패(베트남 전쟁과 그 이후 대외 분쟁과 전쟁에서의 실패, 그로 인해 생긴 국민 정서에 물든 패배감과 PTSD) 2) 911 테러·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3) 아메리칸드림의 허상 이렇게 세 분류로 나눠볼 수 있다 생각해요. 예를 들어 <시계태엽 오렌지>(1971), <뜨거운 오후>(1975), <택시 드라이버>(1976), <디어헌터>(1978), <지욱의 묵시록>(1979) 같이 1970년대 미국의 굵직한 작품들은 베트남 전쟁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처럼 보이는데요.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받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대표작 <택시 드라이버>(1976)는 현재까지도 존재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인물은 마이클 만의 <비정의 거리>(1981), 메리 해론의 <아메리칸 사이코>(2000),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2005), 조나단 글래이저의 <언더 더 스킨>(2013), 샤프디 형제의 <굿타임>(2017) 등 현대 미국 영화에도 계속 등장하고 있어요. 즉 한 시대를 정의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사건은, 같지만 다른 모습으로 이후 시대에도 전이되어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리코리쉬 피자는 197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생겨난 레코드 체인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관객은 아무런 피자도 등장하지 않는 이 영화가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언급한 베트남 전쟁 시기 혹은 그 직후에 제작된 1970년대 영화들이 그 시대의 고통을 그대로 겪고 있었다면, 거의 50년의 세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의 1970년은 세상의 멸망 같긴 했어도 수많은 사상과 사조(히피즘), 사회 운동, 평화 운동 그리고 다양한 예술이 절정을 이루던 시대이기에 그에 대한 향수 또한 존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때문에 <리코리쉬 피자>는 김병규 평론가의 말처럼 "1970년대의 유토피아적 매혹이면서, 그 시대의 끝"을 보여주는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세상의 종말이 왔어, 그렉!“이라 외치는 개리의 말처럼, 종말 같은 일이 여러 번 벌어집니다. 청소년 박람회 현장에서 경찰이 개리를 16살 백인 남성 살해 혐의로 체포한다거나, 오일 쇼크로 인해 세상의 모든 자동차가 멈춰버린다거나, 잭 홀든의 오토바이에 탄 알라나가 뒤로 넘어진다거나, 존 피터스의 집과 차를 엉망으로 해놨다던가 말이죠. 그런 종말의 순간마다 이들은 달립니다. 세상의 가장 죽음에 가까운 시대에 그 어떤 새로운 운동감을 만들어내듯이 말이죠.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개리와 알라나는 계속 다른 이성을 만나며 세월을 보내지만 결국 둘은 다시 (전에도 그래왔었던 것처럼) 또 다른 세상의 종말에 만나기를 반복됩니다. 결말에 가서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이 씬은 둘이 영화관 앞에 부딪혀 넘어지며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쨍한 조명과 함께 사랑을 고백하며 벌어지는 일인데요. 때문에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이들의 사랑은 정말로 이뤄진 건지 분간하기 어렵게 합니다. 이렇듯 폴 토마스 앤더슨은 종말과 같은 상황에서도 존재의 이유를 앞세워 역설하는 감독인데요. 지난 한 달간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대표작에 대해 알아본 만큼 장마가 시작된 이번 주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다른 영화도 보며 자신만의 또 다른 주제 의식을 발견해 봤으면 좋겠어요. 오늘 마저 못한 미국 영화에 대한 얘기도 다음에 다시 한번 더 깊게 다뤄볼게요.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

참고 문헌 |

'리코리쉬 피자' '더 배트맨', 미국영화에 새겨진 70년대의 흔적에 관하여, 김병규

[오동진의 언제나, 영화처럼] 리코리쉬 피자에는 리코리쉬 피자가 나오지 않는다, 오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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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비아

트리비아: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숨겨진 이야기나 여러 방면에 걸친 사소한 지식

1) 알라나의 가족은 그녀의 실제 가족이 연기했다. 그녀와 그녀의 언니들은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록 밴드 하임의 맴버다. 폴 토마스 앤더슨은 이전에 하임을 위해 많은 뮤직 비디오를 감독했었고, 그가 어렸을 때 그의 초등학교 선생님은 소녀들의 어머니인 도나 하임이었다.

2)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버지 조지 디카프리오는 영화에서 게리에게 물침대를 파는 남자를 연기한다. 조지는 이 영화에서 묘사하는 시대 동안 캘리포니아의 언더그라운드 예술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3) 알라나 케인의 아버지는 알라나 하임의 실제 아버지인 모티 하임이 연기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에 따르면, 모티 하임의 모든 대사는 즉흥적이었다. 알라나가 집에 돌아와 모티가 "뭐야!"라고 외치는 장면이 첫 테이크다.

4) 폴 토마스 앤더슨이 실제 존 피터스(브래들리 쿠퍼)에게 접근해 그에게 그의 장면을 묘사했을 때, 피터스는 만약 실제로 그런 일이 생겼다면 게리에게 소리 지르지는 않고, 알라나를 꼬셔보려고는 했을 것이라고 했다.

5) 영화에서 언급했듯 핀볼은 도박의 한 형태라는 이유로 1939년부터 1973년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금지되었다.

6) 쿠퍼 호프만의 데뷔작이다. 그는 폴 토마스 앤더슨과 자주 협력했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의 아들이다.

7) 알라나가 트럭을 모는 씬은 더블이나 카메라 트릭이 아닌 실제로 알라나 하임이 트럭을 운전했다.

8) "Licorice Pizza"라는 용어는 비닐 레코드, 특히 LP(Long Play)를 뜻하는 은어다. 비닐 레코드는 감초의 색처럼 검은색이며 피자처럼 납작하고 둥글다.

9) 영화의 주요 스토리에 대한 영감은 폴 토마스 앤더슨이 20년 전 이웃 동네의 한 중학교를 지나던 중 한 십 대 소년이 여직원에게 플러팅 하는 것을 보고 어린 소년이 성인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게 웃긴 것 같아 고안해냈다.

10) 쿠퍼 호프만은 폴 토마스 앤더슨이 대본을 가지고 그에게 접근하기 전까지 배우가 될 계획이 없었다. 앤더슨에 따르면 호프만은 "매우 주저했지만 더 많은 세부사항을 알고 싶어 했다. 이것은 강하고 지적인 젊은이를 보여주는 매우 매우 좋은 표시였다."라고 언급했다.

11) 트럭 안의 장면 중에는 알라나가 존 피터스(브래들리 쿠퍼)에게 28살이라고 말하다, 다시 25살이라고 스스로 바로잡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알라나 하임이 브래들리 쿠퍼와 함께 연기하는 것이 너무 긴장되어서 실수로 실제 나이를 밝힌 것인데 캐릭터와 맞는 설정처럼 느껴져서 영화에 그대로 남겨졌다.

12) 게리 발렌타인의 캐릭터는 할리우드의 프로듀서이자 배우인 게리 고츠먼을 토대로 탄생했다. 영화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은 고츠먼이 폴 토마스 앤더슨에게 했던 이야기에서 직접적으로 비롯되는데, 고츠먼은 아역 배우로 시작해 18명이 자녀를 둔 한 가족에 대한 영화 <유어스, 마인 앤드 아워스>(1968)에 출연한 적이 있으며, 물침대 회사와 핀볼 아케이드를 열었었고, 존 피터스의 집에 물침대를 배달한 적이 있다.

스포일러 ⚠️

13) 아역 배우 중 브래들리 쿠퍼가 이 영화에 출연하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캐릭터 존 피터스가 자신을 소개하고 누가 책임자인지 묻는 장면에서 실제로 쿠퍼 호프만이나 알라나 하임은 그를 처음 봤다.

(스포일러는 드래그로 복사해 볼 수 있어요)

출처: IMDB

🇰🇷 국내 박스오피스 6. 19. ~ 6. 25.

1 범죄도시3

2 엘리멘탈

🎬 58 🍅 76 🍿 92

3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 86 🍅 96 🍿 95

4 귀공자

5 플래시

🎬 56 🍅 66 🍿 84

🇺🇸 미국 박스오피스 6. 16. ~ 6. 22.

1 The Flash

🎬 56 🍅 66 🍿 84

2 Elemental

🎬 58 🍅 76 🍿 92

3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 86 🍅 96 🍿 95

4 Transformenrs: Rise of the Beasts

🎬 42 🍅 53 🍿 91

5 The Little Mermaid

🎬 59 🍅 67 🍿 94

*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국내 개봉 일정

7. 5. (재개봉) 디파티드, 마틴 스콜세지

7. 5. 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에스터

7. 12. (재개봉) 조디악, 데이빗 핀처

7. 12.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크리스토퍼 맥쿼리

7. 19. 바비, 그레타 거윅

7. 19. 러브 라이프, 후카다 코지

7. 26.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 커크 드 미코

7. (미정) 라모나

🇺🇸 미국 개봉 일정

6. 30.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

6. 30. Ruby Gillman, Teenage Kraken

7. 7. Joy Ride

7. 12. Mission: Impossible - Dead Reckoning Part One

7. 21. Barbie

7. 21. Oppenheimer

7. 28. Talk to Me

🔒 OTT 공개/종료 예정

넷플릭스

공개 트루먼 쇼, 캐스트 어웨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범블비, 트랜스포머, 트랜스포머3,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30), 나를 찾아줘, 디스트릭트 9, 맘마미아!, 라 밤바, 오징어와 고래,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언페이스풀, 씽, 죽어야 사는 여자,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7/1)

종료 미스틱 리버, 코치 카터, 보스 베이비, 스파이더위크가의 비밀, 저스티스, 미이라, 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 팀 버튼의 화성침공, 빅 피쉬,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위크, 오션스 일레븐, 오션스 13, 첫 키스만 50번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 맨 프롬 UNCLE, 아메리칸 메이드, 라이트 아웃, 플라이트, 레전드 오브 타잔, 베스트 키드, 더 브레이브, 베케이션, 컨테이젼, 블랙코드, 미션 임파서블, 미션 임파서블 3,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미션 임파서블: 풀아웃(30), 더 테러 라이브,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나우 유 씨 미2(7/1)

왓챠

종료 저스티스(30), 미스트(7/3)

크라이테리온 채널

공개 Pasolini101(27), After Hours, The Watermelon Woman(7/11), Breathless(7/18), The Ranown Westerns: Five Films Directed by Budd Boetticher(7/18), One False Move(7/15)

🗞️ 이주의 뉴스

엘리멘탈 흥행 역주행 🔥💧

26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상망에 따르면 <엘리멘탈>은 지난 주말 사흘간(23~25일) 49만 천여 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매출액 점유율은 31.3%이며, 누적 관객 수는 124만 1천여 명인데요. 지난 14일 개봉한 <엘리멘탈>은 첫 주말(16~18일)만 해도 42만 2천여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였으나 역주행 흥행을 하며 다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플래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같은 작품과 함께 한국보다 더 치열하게 싸우며 다소 주춤한 성적과 곧 개봉할 <바비>, <오펜하이머> 등으로 인해 역주행은 힘들 것 같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입소문을 타며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한편 <엘리멘탈>은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에요.

넷플릭스의 희소식 🤝🏻

넷플릭스가 이번 주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주 의회를 통과하는 두 가지 세금 혜택에서 큰 이득을 볼 것으로 보여요.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영화나 TV 제작에 대한 주 정부의 3억 3천만 달러의 인센티브를 5년간 연장하는 것을 승인할 예정이며, 뉴저지 주는 영화와 TV 인프라에 대한 주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새로 통과될 캘리포니아의 법안에 따라 기업들은 세액 공제 할당의 96%만 받을 수 있으며, 인종, 민족, 성별 및 장애 측면에서 캘리포니아 인구를 광범위하게 고용하기 위한 선의의 노력을 보인다면 추가로 4%를 얻을 수 있어요. 한편 뉴저지 세금 공제 법안은 뉴저지 스튜디오에 공간을 임대하는 제작사뿐만 아니라 설비 투자를 약속하는 스튜디오에 대한 인센티브를 증가하고 스튜디오 파트너 프로그램의 상한선은 3억 5천만 달러에서 4억 달러로 늘어날 예정이에요. 한편 뉴저지 정책 관점의 피터 첸 분석가는 이번 법안이 결국 책임 측정을 감소시킬 것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은 일시적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바비 드림하우스로 놀러와 🧸

에어비앤비는 최근 영화 속 인물 켄(라이언 고슬링)의 입장에서 바비 드림하우스 안 자신의 방을 '호스팅'하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이번 이벤트는 2019년 진행했던 바비의 호스팅 이후 두 번째인데요. 2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바비>의 개봉을 맞아 추첨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 말리부의 바비 드림하우스 1박 2일 무료 숙박권을 제공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켄은 "나의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바비가 자리를 비운 동안 올여름 나에게 말리부 드림하우스 열쇠를 넘겨주었고 내 방은 하룻밤 동안 당신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말로 이벤트를 알렸습니다. 바비 드림하우스는 다음 달 1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8일 오전 2시)부터 에어비엔비 이벤트 페이지 airbnb.com/kendreamhouse에서 예약할 수 있습니다. 드림하우스 방문 기간 동안 투숙객에게는 켄의 옷장 탐험, 야외 디스코장에서 춤 수업, 드림하우스의 해변과 인피니티풀 이용, 켄의 스케이트와 서핑보드 기념품 제공의 혜택이 주어질 예정이에요. 한편 그레탁 거윅의 <바비>는 다음 달 19일 국내에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슈퍼맨: 레거시 캐스팅 공개 🦸🏻

DC 스튜디오의 영화 <슈퍼맨: 레거시>의 슈퍼맨 클라크 켄트 역에 데이빗 코렌스웻이, 슈퍼맨의 연인 로이스 레인 역에는 레이첼 브로스나한이 캐스팅되었습니다. 그동안 슈퍼맨 클라크 켄트 역에는 데이빗 코렌스웻을 비롯해 영화 <렌필드>의 니콜라스 홀트, HBO 시리즈 <유포리아>의 제이콥 엘로디, 앤드류 리차드슨, 피어슨 포드 등이 후보로 거론되었는데요. 치열한 경쟁 끝에 주인공을 발탁된 데이빗 크렌스웻은 1993년생으로 <어페이즈 오브 스테이트>, <펄>, <두 인생을 살아봐> 등에 출연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편 <슈퍼맨: 레거시>는 2025년 7월 11일 북미 개봉 예정이에요.

패딩턴 3 캐스팅 공개 🐻

패딩턴의 3번째 시리즈가 될 <Paddington in Peru>의 예상 캐스팅이 공개됐어요. 현재 올리비아 콜맨(<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안토니오 반데라스, 레이첼 제글러, 에밀리 모티머와 캐스팅을 논의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 외에도 벤 휘쇼와 이멜다 스턴턴이 패딩턴과 루시 이모의 목소리 역으로 돌아올 예정이에요. 7월 24일 페루와 런던에서 촬영이 진행되는 <Paddington in Peru>는 루시 이모를 보기 위해 아마존 열대 우림을 지나 페루의 산 정상까지 예측 못한 여행을 떠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는데요. 이번 연출은 기존 폴 킹 감독이 아닌 듀글 윌슨 감독이 맡을 예정이에요.

🏊🏻 편집자의 디깅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편집자의 디깅은, 1960년 생 프랑스 🇫🇷 출신 감독 아르노 데플레솅(Arnaud Desplechin)입니다. 데플레솅은 1984년 파리 3 대학교를 졸업한 뒤, 벨기에 소설가에 영감을 받은 세 단편 영화를 만들었으며 여러 영화에서 사진가로 일했었는데요. 이후 1990년 데플레솅은 티볼트 드 몬탈렘버트, 로크 라이보비치, 마리앤 드니코트 등의 배우가 출연하는 54분 길이의 단편 영화 <죽은 자들의 삶>으로 데뷔해 장 비고 단편 영화상을 수상하고 칸 영화제에서 초청되기도 했어요.

데플레솅의 첫 장편 영화인 <파수병>(1992)은 1992년 칸에서 공식 초청되었는데요. 이후 그의 대표작 <나의 성생활: 나는 어떻게 싸웠는가>(1996)은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논문과, 자신의 생활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갈등과 싸우는 주인공의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갑니다. 그는 <나의 성생활: 나는 어떻게 싸웠는가>를 만들고 난 후 "이제까지 내가 만든 세 편의 영화는 모두 극영화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고백이다"라고 말했는데요. '진실', '고백'은 데스레솅이 거의 모든 인터뷰에서 되풀이해서 강조하는 말입니다. 데플레솅은 사실보다는 사실을 보는 해석이 중요하다는 누벨바그 이래의 프랑스 작가 영화의 화두를 여전히 붙들며 씨름하고 있습니다. 2000년 데플레솅은 아서 시몬스의 단편 소설을 각색하고 섬머 피닉스(호아닉 피닉스의 가족)가 주연을 맡은 자신의 첫 번째 영어 영화 <Esther Kahn>을 제작했습니다. 이 영화는 마치 프랑수아 트뤼포에 대한 오마주로 여겨지는데, 이는 트뤼포가 누벨바그 시기에 썼던 영화 기법을 차용했기 때문이에요.

아르노 데플레솅은 최근까지도 칸, 베를린, 베니스와 같은 3대 영화제에 여러 초청을 받으며 비평가들의 수많은 찬사를 받은 감독인데요. 최근 국내에도 개봉한 <디셉션>(2021)과 <브라더 앤 시스터>(2022)의 예고편을 같이 첨부해둘게요.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대표작: <A Christmas Tale>(2008), <My Golden Days>(2015), <Deception>(2021), <My Sex Life... or How I Got into an Argument>(1996), <Ismael's Ghosts>(2017), <Oh Mercy>(2019), <Brother and Sister>(2022), <Kings and Queen>(2004), <Jimmy P.>(2013), <Esther Kahn>(2000), <The Sentinel>(1992)

관련 기사 및 참고 |

[시네프리뷰]디셉션-사적이고 섬세한 자유연애 비망록 🔗

[리뷰] '디셉션', 지적인 언어의 탐미가 두드러진다 🔗

인디언과 유대인 두 남자의 대화 🔗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 홍상수

그 어느 '말'도 그것이 지칭하려 했던 '대상'을 완벽히 대변할 순 없다. 함춘수가 언급했듯 머리속의 아이디어가 말의 외피를 입은 채로 뱉어지면, 원관념은 순식간에 "그저 말뿐인" 초라한 보조관념이 되고야 만다. 이처럼 외연의 형식이 내연의 본질을 늘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 둘 사이에는 1 대 1로 대응되는 독점적인 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느슨하고 작위적인 관계가 설정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그림을 두고도 두 개의 상반된 감상이 나오듯이, 같은 인물/시공간의 세팅을 두고도 전혀 다른 두 이야기가 나오듯이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는 하나의 희망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형식이 하나의 이야기만을 지칭하지 않는다면, 같은 질료를 가지고도 전혀 다른 본질을 담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영화는 1부에서 관계가 어긋나는 실패를 뼈저리게 겪은 후에도,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전혀 다른 귀결점에 도달하는 2부의 이야기를 빚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구상하였던 이야기가 완벽히 구현될지 스스로도 모른다는 것은 창작자의 운명일지도 모르나, 그 끝을 보기 위해 재료를 끝없이 주무르고 담금질하는 것이야말로 창작자의 과업이다. 수많은 '틀린' 이야기 속에서 하나의 '맞는' 이야기를 빚어내는 기적을 보기 위해. 그리고 그러한 영화 만들기의 경이를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던 이는 이리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감독님 영화 다 볼 거에요." | 익명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 미야케 쇼

영화는 케이코가 청각장애인임을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텍스트로 시작한다. 여러 장면들을 이어붙이는 영화적 연출로써 암시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소 직접적인 설명을 택했던 것이, 마치 나 자신이 수화를 마주한 청각장애인인 양 배려 받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뒤를 잇는 장면은 그만큼 친절한 느낌을 주진 않는다. 동료와 스파링을 하는 씬에서 케이코는 상대방의 몸짓에만 의존해 리듬을 익혀 연습할 수밖에 없다. 발 빠른 그녀의 흡수력이 그녀의 오랜 경력을 방증해 주긴 하지만, 나는 그 장면에서 시각적 정보에만 의존하는 연습 법에 익숙해지기까지 케이코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지 그 시간의 두께가 더 무겁게 다가왔다. 이러한 오프닝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 두 종류의 언어가 내재함을 포고하고 시작하는 것처럼 여겨졌다. 이 세계에는 쉽게 전달되는 언어와 힘겹게 체득되는 언어가 있다는 것을. 그녀를 오래 알고 지낸 관장이나 남동생은 수화나 직관적인 보디랭귀지로 케이코와 '쉬운 언어'로 소통하지만, 그녀와 새로이 교류하는 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케이코에게 익숙한 '시각적 언어'는 점차 희박해지고, 청각적 언어로만 일관하는 이들은 입모양조차 보여주지 않게 되면서 소통은 점차 각박해진다. 더 이상 친절하고 쉬운 '시각적 언어'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어버린 케이코는 과거 청각이 배제된 스파링 연습 법을 힘겹게 익혔듯, 이러한 소통의 온도차에도 다시금 한번 적응해야 하는 고비에 놓이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케이코와 주변인들 간의 소통 양상의 변화가 복싱장 폐관 위기라는 실제적인 난관과 함께 동시적으로 닥친다는 점이다. 사실상 새로운 연습 기반을 찾기 위해 낯선 이들과 소통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니 둘 사이에는 명확한 인과관계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와 긴밀히 맞물려 제시되는 것이 바로 코로나라는 시대적 배경이다. 케이코의 첫 경기에서 사람들로 가득 메운 경기장이 후반부에서는 텅 빈 풍경으로 나타나는 변화는 케이코를 둘러싼 이들의 소통 양상의 온도차만큼이나 냉혹하게 다가온다. 즉 케이코가 적응해야 하는 것은 자신을 둘러싼 소통 방식의 변화뿐만이 아니라 코로나라는 시대적 배경 그 자체이다. 이러한 힘겨운 체득의 흔적들이 케이코의 일기에서 나타난다. 인고의 시간들을 담담한 필체로 옮겨 적은 것은 마치 케이코가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적대적인 언어를 자신에게 익숙한 것으로 번역하는 작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또 다른 장면 하나가 연상되었다. 케이코의 주변 인물들 중 몇몇은 서툴더라도 수화로 케이코와 소통하려고 하는데(ex. 케이코의 모친, 관장의 모친), 그들은 자신 이외에 들을 이도 없을 터인데도 수화와 동시에 말을 하면서 소통을 꾀한다. 이것 또한 자신에게 낯선 언어를 체득함과 동시에 자신에게 익숙한 언어로의 번역을 꾀하는 서툰 적응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난 감히 짐작해 본다. 코로나19는 실제로 스크린 밖의 우리들에게도 생활 양태까지 바꿔버릴 정도의 변화를 초래해 버린 지 오래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낯설고 적대적인 시류를 번역하여 새로이 적응해야만 한다. 케이코가 그러했듯, 케이코의 주변 인물들이 그러했듯. | 빌뇌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