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밤 꿈에 날 보게 될 거예요"

2023. 8. 17.

028 | 🕒 "오늘 밤 꿈에 날 보게 될 거예요"

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알아가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028

8월의 감독 | 왕가위 Wong Kar-Wai

2023. 0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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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

🕒 "오늘 밤 꿈에 날 보게 될 거예요"

<아비정전>(Days of Being Wild, 1990)

"발 없는 새가 있었다. 이 새는 나는 것 외에는 알지 못했다. 새는 날다가 지치면 바람에 몸을 맡기기도 잠이 들었다. 이 새가 땅에 닿는 날은 생애 단 하루, 그 새가 죽는 날이다.". 주인공 아비가 자신을 묘사할 때 자주 등장하는 독백입니다. 아비는 자신을 '발 없는 새'로 비유합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열대 숲은 나른하게 늘어지는 음악소리와 함께 관객의 뇌리를 잠시 스치지만 후반 그 열대 숲은 아비가 열차에서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풍경임을 보여주면서 의미 있는 이미지로 다시 각인됩니다. 자신을 새라고 여겼던 아비는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한 채, 숲 한가운데서 숨을 거두게 됩니다.

"새가 한 마리 있었다. 죽을 때까지 날다가 죽는 그날에야 땅에 발 딛는 사실 그 새는 아무 데도 가지 못했다. 처음부터 그 새는 죽어있었으니까.". 죽기 전까지 아비에게 죽음은 "죽을 걸 몰랐어요? 사람은 쉽게 죽어요. 열차 사고가 날 수도 있고요."할 만큼 대수롭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 또한 많은 여자를 만났지만 누굴 사랑했다고 말하기 어려워할 정도로 진지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죽음에 처하자 그제야 아비는 자신이 사랑했던 이를 떠올립니다. 그 다음 씬, 영화는 그를 찾으러 필리핀에 온 미미와 그와의 1분의 기억을 잊으려 애쓰는 수리전의 모습을 비추며 아비의 죽음에 쓸쓸함을 더합니다.

"난 순간이란 정말 짧은 시간일 줄 알았는데 때로는 오랜 시간이 될 수도 있더군요. 그이는 전에 그의 시계를 가리키며 말했죠. 이 순간부터 영원히 날 기억하겠노라고. 그때 전 정말 기뻤어요. 하지만 이젠 난 시계를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야기하죠. 그를 잊어야 한다고. 바로 그 1분의 순간부터 말이죠.". 수리전에게 1분은 더 이상 단순한 1분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흘러간 시간은 기억의 형태로 흔적이 남지만 이 또한 주체의 선택을 따릅니다. 즉,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 시간은 망각의 길을 따라 사라지고, 유의미한 시간은 기억의 형태로 남겨지는 것입니다.

오늘이 끝나고 내일이 시작되는 시간 12시, 과거에 붙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던 수리전에게 이 시간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 같습니다. 아비가 죽어가던 그 시간, 영화는 축구 티켓 판매소에서 평온하게 일하고 있는 수리전을 비추며 시간과 그 시간이 남긴 기억이 준 고통이 다시 시간에 의해 치유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제가 어리석은가요?"라는 미미의 질문에 "아니, 나도 젊었을 땐 그랬으니까."라고 답한 양어머니의 말처럼 젊음의 시간은 그만큼 열정적이면서 이내 시들고 맙니다. 젊은 다섯 명의 엇갈린 사랑을 통해 왕가위는 젊음이라는 시간이 갖는 한계와 그 아름다움과 어리석음을 동시에 그려냅니다.

이번 주는 왕가위의 <아비정전> 속 시간 개념이 각 인물들을 통해 어떻게 달리 해석될 수 있는지 알아보았는데요. 구독자분들은 <아비정전> 속에서 나타난 시간의 개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저번 왕가위 호에서는 주로 홍콩의 시대적 배경과 엮어 써보았는데요. 이번 작품도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둔 주민들의 심정과 아비의 심리적 상태를 어떻게 연관시켜볼 수 있을지도 같이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문헌 |

시간이 쓸어 간 청춘이 남긴 기억 | 고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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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비아

트리비아: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숨겨진 이야기나 여러 방면에 걸친 사소한 지식

1) 원래는 2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흥행 실패로 인해 제작사는 2부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마지막 씬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인물(양조위)은 2부의 주인공이었으며, 아비의 전 애인 수리진, 루루와 이야기를 풀어갈 계획이었다.

2) <아비정전>은 왕가위의 모든 작품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인물상, 인간관계, 이미지, 주제의식, 주제의 표현 방식 등이 처음으로 구현된 작품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성일 평론가는 <아비정전> 이후 <2046>까지의 모든 왕가위 작품은 <아비정전> 속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3) 다만 후속작의 내용이 대강 어떠했을지는 <2046>을 보면 알 수 있다. 영화에서 주모운과 루루가 서로 아는 사이였음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4) 수리진은 왕가위의 <화양연화>(2000)에도 등장한다. 두 수리진은 장만옥에 의해 연기되지만 같은 캐릭터임이 명확하게 밝혀진 적은 없다.

5) 왕가위 3부작의 첫 번째 영화이며, 두 번째는 <화양연화>(2000), 세 번째는 <2046>(2004)이다. 어떤 팬들은 주요 등장인물인 소려진, 루루가 나오는 것을 이유로 세 작품을 하나의 시리즈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실제 <아비정전>의 시대적 배경은 1960~61년, <화양연화>는 1962~1966년, <2046>은 1966~69년의 시간대를 담고 있다.

6) 러브 씬 중 한 장면은 완성하는 데만 57번의 촬영을 했다.

7) 아비가 맘보춤을 주는 씬에서 흘러나오는 곡 'Maria Elena'의 연주자 하비에르 쿠가는, 이 영화가 개봉하던 1990년에 세상을 떠났다. 하비에르 쿠가는 왕가위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다. 'Perfidia' 곡은 <아비정전> 뿐만 아니라, <화양연화>, <2046>에도 삽입되었다.

(스포일러는 드래그로 복사해 볼 수 있어요)

출처: IMDB, 나무위키

🇰🇷 국내 박스오피스 8. 7. ~ 8. 13.

1 콘크리트 유토피아

2 밀수

3 엘리멘탈

🎬 58 🍅 74 🍿 93

4 비공식작전

5 더 문

🇺🇸 미국 박스오피스 8. 4. ~ 8. 10.

1 Barbie

🎬 80 🍅 88 🍿 83

2 Oppenheimer

🎬 88 🍅 93 🍿 91

3 Teenage Mutant Ninja Turtles: Mutant Mayhem

🎬 74 🍅 96 🍿 91

4 Meg 2: The Trench

🎬 40 🍅 28 🍿 72

5 Haunted Mansion

🎬 47 🍅 38 🍿 84

*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국내 개봉 일정

8. 23. 아만다, 캐롤라이나 카발리

8. 23.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 나탈랴 메르쿨로바

8. 30. 조이 라이드, 아델 림

8. 30. 한 남자, 이시카와 케이

(🛬 내한 | 8. 25. ~ 8. 28.)

8. 30. 스파이 코드명 포춘, 가이 리치

8. 30. 거룩한 술꾼의 전설, 에르만노 올미

(미정) 라모나, 안드레아 바그레이

🇺🇸 미국 개봉 일정

8. 18. Blue Beetle, Angel Mauel Soto

8. 18. Strays, Josh Greenbaum

8. 18. Haunting of the Queen Mary, Gary Shore

8. 18. The Moon, Yong-hwa Kim

8. 18. Landscape with Invisible Hand, Cory Finley

8. 25. Gran Turismo, Neill Blomkamp

8. 25. Bottoms, Emma Seligman

8. 25. Retribution, Nimród Antal

🔓 OTT 공개/종료 예정

넷플릭스

공개 스크림(17), 마스크걸(18), 65(20), TAR 타르(22), 악마판사(23), 리버스 에지(24), 원피스(31)

웨이브

공개 슬픔의 삼각형, 페이퍼 스파이더스(25)

티빙

공개 양들의 복수(27)

디즈니 플러스

공개 아소카(23)

왓챠

공개 카우,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18)

애플 TV

공개 인베이션 시즌 2(23)

크라이테리온 채널

공개 Bo Widerberg’s New Swedish Cinema (22), Drylongso(29)

영화 제목 뒤 괄호에 적힌 숫자가 날짜예요

🗞️ 이주의 뉴스

바벤하이머는 아직 진행 중! 💅🏻

그레타 거윅의 <바비>는 한 달 동안 계속해서 흥행 신기록을 깨트리고 있습니다. <바비>는 현재까지 전세계 박스 오피스 11억 8천만 달러를 벌었고 위너 브라더스 역사상 두 번째로 가장 많은 돈을 번 개봉작이 되었는데요. 그레타 거윅은 제니퍼 리의 <겨울왕국 2>를 넘으며 여성 영화 제작자로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린 여성 제작자가 되었습니다. 한편, <메가로돈 2>는 75개국에서 4,37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을 뒤따라오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는 전세계 박스 오피스에서 계속 좋은 기록을 세우고 있는데요. 전세계 박스오피스 6억 4,9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2차 세계대전 영화로 기록되었습니다. 콜롬비아 픽쳐스의 <그란 투리스모>는 1,070만 달러로 오프닝 주를 맡았는데요. 230만 달러로 프랑스에서 특히 선전했습니다. 미국은 8월 25일, 국내는 9월 20일에 개봉 예정이에요.

조작된 국내 박스오피스 👮🏻

16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 수사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최소 323편의 흥행 영화의 성적이 부풀려졌다고 해요. 관객 수 조작이 확인된 작품에는 <비상선언>, <뜨거운 피>, <비와 당신의 이야기>, <그대가 조국> 등이 포함됐는데요. 경찰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개사를 압수수색했어요. 이들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박스오피스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특정 상영 회차가 전석 매진된 것처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발권 정보를 허위로 입력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들이 부풀린 관객 수는 모두 267만 명에 달한다고 해요.

디즈니, TSG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소송

CNBC는 월트 디즈니가 TSG 엔터테인먼트에 결제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어요. <더 메뉴>, <조조 래빗>, <위대한 쇼맨> 등으로 유명한 TSG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개봉 후 총 수입의 일부를 받는 대가로 제작 및 마케팅 비용을 공동 조절하며, <아바타: 물의 길>을 포함한 약 140편의 영화에 공동 자금을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디즈니 산하의 20세기 폭스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주가를 높이기 위해 이익을 보류하고 거래를 줄이며 회계 속임수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위반 사항을 저질렀다고 해요. 현재 디즈니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입장입니다.

톰 행크스, 오스틴 버틀러 정신 건강 걱정 💆🏻

<엘비스> 주연 오스틴 버틀러는 긴 시상 시즌을 뒤로 하고, 드니 빌뇌브의 <듄: 파트 2>와 애플 TV 미니시리즈의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책임인 제2차 세계 대전 작품인데요. 런던 타임스와의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행크스는 <엘비스> 이후 버틀러의 정신 건강에 대해 염려해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주연을 제안했다고 해요. 실제로 버틀러는 촬영이 끝난 후 극심한 고통과 함께 새벽 4시에 일어나며 병원에 가기도 했다는데요. 그는 엘비스 역을 소화하려 살을 찌우기 위해 녹인 하겐다즈를 마시기까지 했다고 해요.

피터 잭슨이 최근 본 가장 강렬한 공포 영화

<반지의 제왕> 감독으로 유명한 피터 잭슨은 Total Film과의 인터뷰를 통해, "<토크 투 미>는 단지 좋은 것만이 아니라 매우 좋다."며 " 내가 몇 년 동안 본 공포 영화 중 강력한 최고의 공포 영화"라고 극찬했어요. <토크 투 미>는 대니 필리푸와 마이클 필리푸 감독이 연출한 제작사 A24 영화인데요. 공포 영화에서 유명세를 펼치고 있는 조던 필과 아리 애스터 감독 또한 극찬하며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토크 투 미>는 지난달 개봉해 현재 미국에서 3,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요. 제작사 A24는 이미 <토크 투 미>의 속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어요.

🏊🏻 편집자의 디깅

블레이즈 | 델 캐스린 바턴

그는 1972년 12월 11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났다

대표작 | <The Nightingale and the Rose>, <Red>

•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델 캐스린 바턴의 데뷔작!

• 바턴은 어린 시절 우울증을 미술로 치료하기 시작해 수많은 개인 전시회를 엶

• 단편 <The Nightingale and the Rose>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 초청

다음 단편 <Red>에서는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

"<블레이즈>는 끔찍한 범죄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한 소녀의 트라우마 극복기를 그린 성장영화다. 영화는 아름다우면서 기괴한 눈동자를 비추며 시작한다. 그 눈은 블레이즈의 상상 속 친구 제피다. 제피는 화려한 깃털과 장식을 한 한 마리의 용이다. 그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노는 것이 블레이즈의 낙이다. 하지만 우연히 맞닥뜨린 사건 이후 블레이즈의 상상의 세계는 트라우마로 물들기 시작하고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딸의 안타까운 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존재가 영화에서 돋보인다. 드라마 <멘탈리스트>로 유명한 사이먼 베이커가 맡은 아빠 루크의 따뜻한 시선은 영화의 그로테스크한 미학과 상반되어 더욱 빛난다."

출처 및 참고 |

[리뷰] ‘블레이즈’,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소녀의 상상 테라피 🔗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오펜하이머 | 크리스토퍼 놀란

자신의 업적이 평화의 억제 대가 될지, 파국의 연쇄작용이 될지 자신할 수 없는 과학자는 확신이 부재한 양자역학 속 현실을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계가 자신을 환대해 줄지 적대시할지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그는 정답률 100%에 도달할 때까지 이론 세계 속으로 몸을 웅크리기보단 부인당할 각오를 품고 현실에의 출사표를 던지길 택한다. |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