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컵이 필요하게 되면 전화하세요"

2023. 8. 24.

029 | 🥛 "언젠가 컵이 필요하게 되면 전화하세요"

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알아가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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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감독 | 왕가위 Wong Kar-Wai

2023. 0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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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V :

🥛 "언젠가 컵이 필요하게 되면 전화하세요"

<열혈남아>(As Tears Go By, 1988)

1988년 개봉한 <열혈남아>는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정성일 영화평론가는 <아비정전>(1990) 이후 <2046>까지 왕가위의 모든 작품은 <아비정전>의 속편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이렇듯 <아비정전>과 다르게, <열혈남아>는 그동안 봐왔던 '왕가위 스타일' 하고는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왕가위스럽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이 강한 감독들은 자신의 연출 스타일을 어떻게 변화해가며 그 변화 이유에는 어떤 요인들이 있을지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 <열혈남아>는 유위강(Andrew Lau)이 촬영 감독을 맡았습니다. 이후 <아비정전>부터는 에드워드 양의 <해탄적일천>(1983)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호주 출신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 감독을 맡기 시작했는데요. 이때부터 소위 말하는 '왕가위 스타일'이 구체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열혈남아>에서도 미약하지만 홍콩 반환을 눈앞에 둔 홍콩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 묘사, 도시를 배경으로 화면 가득 채우는 네온 사인, 스텝 프린팅 기법, 시간과 기억이라는 테마 그리고 결국 이뤄지지 않는 사랑 등 현재 까자의 왕가위 필모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요소들이 자주 발견됩니다.

데뷔작을 찍고 난 뒤 생긴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가 더 성숙해지는 것도 하나의 큰 이유겠지만 같은 감독이라 할지라도 어떤 크루와 어떤 주제로 작업하냐에 따라서도 그 감독의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 점이 한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파는' 재미 요소 중 하나인데요. 예를 들어 지난 호에서 소개한 적 있는 데이빗 핀처의 <조디악>(2007)은 해리슨 사비데즈 촬영 감독과 협업해 긴장감 넘치며 내러티브의 과정을 보완하는 어두운 비주얼 스타일을 보이지만, <소셜 네트워크>(2010)은 제프 크로넨웨스 촬영 감독과 아론 소킨 시나리오 작가와 협업해 대화 위주의 빠른 씬으로 구성되며 모던한 비주얼 스타일을 선보입니다.

혹은 다른 감독일지라도 한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큰 영향을 받으면 비슷하면서 다른 느낌의 연출이 나오기도 합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연출은 왕가위 스타일을 닮은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영상을 보면 파졸리니, 왕가위, 자비에 돌란이 비슷한 상황을, 비슷한 느낌으로 촬영하지만 스타일이 조금씩 차이 난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존 말코비치 되기>(1999), <어댑테이션>(2002)과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2004)은 사실 감독의 스타일보다 찰리 카우프만 시나리오 작가의 인장이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스파이크 존즈의 다른 작품 <괴물들이 사는 나라>(2009)나 <그녀>(2013)를 보면 <어댑테이션>하고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톤 자체가 많이 다름을 알 수 있죠. 반면 찰리 카우프만이 연출한 작품 <이제 그만 끝낼까 해>(2020)를 보면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 <이터널 선샤인>과 비슷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영화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 어떤 촬영 감독이 촬영했고, 어떤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는지 알아보면 영화를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에시로 박찬욱 감독을 보면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최근 <헤어질 결심>(2021)까지 정서경 작가와 계속 협업해왔는데요. 박찬욱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와는 다르게, <친절한 금자씨> 이후 여성이 주인공이며 박예지 평론가의 비평처럼 "부조리한 세계에서 혼란스러워하던 인물들 대신 명백한 '악'이 등장하고, 그 악을 처벌하기 위해 윤리적으로 섬세하게 계산된 복잡한 절차가 동원"되는 변곡점을 만나게 됩니다.

구독자가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감독, 촬영 감독, 작가가 함께 제작했나요? 이번 주는 해외 영화 사이트 IMDB에 들어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검색해 그 영화의 감독, 촬영 감독, 작가와 또 그들이 작업한 작품은 또 어떤 작품이 있는지 한번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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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박스오피스 8. 14. ~ 8. 20.

1 오펜하이머

🎬 88 🍅 93 🍿 91

2 콘크리트 유토피아

3 달짝지근해: 7510

4 밀수

5 엘리멘탈

🎬 58 🍅 74 🍿 93

🇺🇸 미국 박스오피스 8. 11. ~ 8. 17.

1 Barbie

🎬 80 🍅 88 🍿 83

2 Oppenheimer

🎬 88 🍅 93 🍿 91

3 Teenage Mutant Ninja Turtles: Mutant Mayhem

🎬 74 🍅 96 🍿 91

4 Meg 2: The Trench

🎬 40 🍅 28 🍿 72

5 The Last Voyage of the Demeter

🎬 52 🍅 50 🍿 75

*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국내 개봉 일정

8. 30. 조이 라이드, 아델 림

8. 30. 한 남자, 이시카와 케이

(🛬 내한 | 8. 25. ~ 8. 28.)

8. 30. 스파이 코드명 포춘, 가이 리치

8. 30. 거룩한 술꾼의 전설, 에르만노 올미

(미정) 라모나, 안드레아 바그레이

🇺🇸 미국 개봉 일정

8. 25. Gran Turismo, Neill Blomkamp

8. 25. Bottoms, Emma Seligman

8. 25. Retribution, Nimród Antal

🔓 OTT 공개/종료 예정

넷플릭스

공개 리버스 에지(24), 원피스(31)

웨이브

공개 슬픔의 삼각형, 페이퍼 스파이더스(25)

티빙

공개 양들의 복수(27)

왓챠

공개 쏘우, 쏘우 2, 종이 달(25)

크라이테리온 채널

공개 Drylongso(29)

영화 제목 뒤 괄호에 적힌 숫자가 날짜예요

🗞️ 이주의 뉴스

바비, 다크 나이트 흥행 기록 돌파 🦇

그레타 거윅의 <바비>가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5억 3,750만 달러를 돌파하며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5억 3,600만 달러)를 제치고 워너 브라더스 역사상 최고 수익을 올린 개봉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흥행 질주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며칠 안에 <바비>는 유니버설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5억 7,400만 달러)를 능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바비>는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벌어들인 개봉작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로써 그레타 거윅은 여성 감독으로서는 역대 가장 큰 데뷔를 한 것인데요. 이에 따라 마고 로비는 약 5천만 달러(한화 약 670억)의 급여와 흥행 보너스를, 거윅 역시 이에 상응하는 상당한 보너스를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바비 캐스팅에 진심이었던 마이클 세라

<바비> 속 앨런을 연기하는 마이클 세라는 그레타 거윅과 줌 통화를 통해 캐스팅 되었다고 하는데요. 마이클 세라는 "저는 어떻게든 그레타의 이메일 주소를 얻었고, '제가 그 역할을 해도 될까요?'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라고 밝히며, 이후 그레타 거윅으로부터 지금 줌으로 연락할 수 있냐는 메일을 받아 연락하며 캐스팅 되었다고 합니다.

내가 여기 있었어야 했어 🥲

그레타 거윅의 전작들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에 모두 출연했던 티모시 살라메는 이번 <바비>에는 출연하지 않았는데요. <바비>의 세트장에 방문한 티모시 살라메는 그레타 거윅에게 "내가 여기 있었어야 했어."라고 말하며 출연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보였다고 해요. 그레타 거윅은 이에 "그러니까! 너 왜 없어?"라고 대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고 합니다.

할리우드 작가 파업 113일째 ✊🏻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100일을 넘어서고 있는데요. 제작사 단체가 새로운 협상안을 공개하며 노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밤 "미국작가조합(WGA)에 지난 11일 제시한 포괄적 제안의 세부 사항"이라며 협상안을 공개했습니다. AMPTP는 이 제안이 전보다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범용 인공지능(GAI)과 데이터 투명성, 최소 인력 등 작가들을 위한 전례 없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작가조합의 지도부인 협상위원회는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AMPTP가 오랜 침묵 끝에 처음으로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굴복시키려는 것이었다"며 반발했습니다. 작가조합이 지난 5월 2일 파업에 나선 뒤 배우들의 단체인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까지 지난 7월 14일부터 파업에 동참하면서 할리우드 제작사들의 손실은 점점 불어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오스카 한국 출품작 신청 🏚️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을 꺾고 내년 열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7일 “한국적이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성격과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 균형을 잘 잡고 있으며, 다소 보수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거부감 없이 소구할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하고자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심사위원 7인 만장일치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선정했다”고 알렸습니다.

소피아 코폴라 신작, MUBI 배급

세계적인 영화 배급사이자, 스트리밍 사이트인 MUBI가 이번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연되는 소피아 코폴라의 <프리실라>에 대해 북미와 이탈리아를 제외한 국제 판권을 획득했습니다. <유포리아>로 유명한 제이콥 엘로디와 케일리 스패니가 출연하는 <프리실라>는 10대 프리실라 프레슬리가 파티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만나 결혼하게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린 램지 신작 프로젝트들 예고

<케빈에 대하여>로 유명하며, 2017년 <너는 여기에 없었다>를 공개 후 다른 장편 영화는 만들고 있지 않은 감독 린 램지는, 주말에 사라예보 영화제에 등장하며 앞으로 그녀가 감독하고 싶은 몇 가지 프로젝트에 대해 힌트를 주었는데요. 린 램지는 호아킨 피닉스와 <Polaris>에서 재회 후, 제니퍼 로렌스와 <Die, My Love>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편집자의 디깅

조이랜드 | 사임 사디크

그는 1991년 3월 28일 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

대표작 | <Joyland>, <Darling>

• 파키스탄 출신 사임 사디크의 데뷔작

• 더 가디언지가 뽑은 2023 Best 리스트에 기록

• 제75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주목할만한 시선) 수상

"프레임은 천천히 움직이지만 항상 물리적이며 감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조이랜드>에서는 인물들이 무대나 클럽의 바닥을 가로질러 이동할 때 빛을 사용한 현혹적인 연출을 하거나, 서로를 이해하거나 스스로를 이해하기 시작할 때 숨막히는 침묵으로 구현되는 등 언제나 에테르(ether) 안에 무언가가 있습니다."

출처 및 참고 |

‘Joyland’ Review: A Daring Queer Pakistani Drama About Desire 🔗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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