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V: Point of View의 준말로서, 시각, 관점, 견해를 뜻합니다. Point of View(포인트 오브 뷰)는 관객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영화에 대해 넓고 깊게 대화하며 각자의 취향을 구체적으로 알아가기 위함을 목적합니다. ✍🏻 매주 목요일 발송 |
|
|
9월의 감독 | 크리스티안 페촐트 Christian Petzold |
|
|
POV :
⛴️ "이건 당신 승선표야"
<트랜짓>(Transit, 2018) |
|
|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영화 속 인물들은 현대 독일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억압받거나 소외되어 온 이들을 대변합니다. 예를 들어 노동자 계급 생활을 다루는 작품 <열망>(2008), 기성 사회 질서의 사각지대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을 담아낸 <유령>(2005), 상처 입은 과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시작하고자 하나 좌초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 <옐라>(2007), 서독으로 망명하려 했던 시도로 직장에서 전출되고 슈타지의 지속적인 감시로 인해 일상 속에서 권력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동독의 한 여의사에 관한 이야기 <바바라>(2012), 하룬 파로키와의 마지막 공동 대본 작업으로 탄생한 영화로 전후 수용소 생활을 마감하고 큰 부상으로 인해 얼굴을 잃은 채 귀향하여 남편의 배신을 알게 되는 유대인 여성의 이야기 <피닉스>(2014) 등, 전후 현대 독일 사회가 산출하는 소외된 자들을 조명하는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그의 영화들을 사회적으로 조성되는 특정한 계급 문화 속에서 이탈하고 사회가 용인하는 윤리적 범주에서 벗어나게 되는 인물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베를린파'란 새로운 작가주의 경향과 맥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
|
|
영화 <트랜짓>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안나 제거스의 소설 '통과비자' 문학 텍스트에 멜로 드라마 장르의 특성을 혼합하여 스토리텔링한 작품입니다. '통과비자'에서 주인공은 나치의 수용소에서 탈출하여 나치 군대가 프랑스 영토로 진격하는 동안 타국으로 망명하기 위한 여정을 감행합니다. 안나 제거스가 묘사하는 사건의 공간은 카프카의 '법 앞에서'를 연상하게 합니다. 모두가 거대한 늪의 "출국병자"처럼 묘사되고 있으며, 마르세유는 거대한 난민 수용소와 같고 어디로든지 떠나야 하는 난민들은 극빈의 재정적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페촐트의 영화 <트랜짓>은 소설 '통과비자'를 토대로 제거스가 묘사하고 있는 카프카적 상황을 차용합니다. 소설 속 익명의 서술자는 영화 <트랜짓>에서 게오르크라는 이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영화의 배경인 마르세유는 소설에서와 같이 관료주의가 난무하는 악몽으로 재현되고 있죠. |
|
|
소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파시즘이라는 시대적 위기가 개인의 운명을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비극적 삶, 등장인물 개개인이 겪는 역경이 다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반면, 페촐트의 영화에서 관객은 소설에서 묘사하는 나치 점령 당시 역사적 사건을 연상할 수 있지만, 시간적 배경이 정확히 제2차 세계대전을 명시하는 정보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리의 풍경, 건축 스타일, 인물들의 옷차림 등 영화의 배경은 모두 특정 시대를 지시하지 않는 바로 지금, 현재라 할 수 있습니다. 관객은 영화의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이 부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배경의 모티프를 독일의 역사에서 취하였을 뿐, 현재의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페촐트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과거의 시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과거의 상황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잠재적 사건임을 의도합니다. |
|
|
페촐트 감독은 <트랜짓> 관련 인터뷰에서 그의 작품이 독일의 현대사를 자주 다루는 것과 관련하여 "오늘날 역사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면 "우리는 역사 앞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 존재인가"라고 반문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과거를 박물관 식으로 다루지 않고, 역사 앞에서 분명한 의식을 갖고 마주 서겠다는 의지처럼 느껴집니다. <트랜짓>의 외적인 모습에 대한 고증은 의도적으로 생략되어 역사성은 사라진 듯 보이지만, 대신 오늘날까지도 지구 곳곳에서 삶의 터전으로부터 쫓겨나 인간적인 존엄성마저 잃고 유령처럼 헤매다가 자의로 혹은 강제적으로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 그 근원을 정확하게 밝혀내기 어려운 관료주의와 억압체제가 사회 곳곳을 지배하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 각성하게 합니다.
님은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의 <트랜짓>을 어떻게 보셨나요? <트랜짓>의 재해석된 역사성 그리고 역사를 영화에 담는 좋은 방식에는 또 무엇이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트랜짓>을 보고 든 님만의 시선을 포인트 오브 뷰에 남겨주세요.
참고문헌 |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영화 <트랜짓> 연구 - 안나 제거스의 소설 '통과비자'의 영화화 양상 고찰과 영화 이미지 분석 | 신원경
|
|
|
Christian Petzold | Transit Q&A |
|
|
🇰🇷 국내 박스오피스 9. 4. ~ 9. 10.
1 잠, 유재선
2 오펜하이머, 크리스토퍼 놀란
🎬 88 🍅 93 🍿 91
3 달짝지근해: 7510
4 콘크리트 유토피아
5 타켓 |
🇺🇸 미국 박스오피스 9. 1. ~ 9. 7.
1 The Equalizer 3
🎬 58 🍅 61 🍿 77
3 Blue Beetle
🎬 61 🍅 78 🍿 91
4 Gran Turismo
🎬 48 🍅 64 🍿 98
5 Oppenheimer
🎬 88 🍅 93 🍿 91 |
|
|
* 🎬 메타스코어 🍅 토마토미터 🍿 오디언스 스코어 |
|
|
🇰🇷 국내 개봉 일정
9. 14. 닌자터틀: 뮤턴트 대소동, 제프 로
9. 14. 여름을 향한 터널, 이별의 출구, 타구치 토모히사
9. 20. 그란 투리스모, 닐 블룸캠프
9. 20. 이터널 메모리, 마이테 알베르디
9. 20. 여덟 개의 산, 펠릭스 반 그뢰닝엔
9. 24.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김성식
9. 27. 거미집, 김지운
9. 27. 1947 보스톤, 강제규 |
🇺🇸 미국 개봉 일정
9. 15. A Haunting in Venice
9. 22. Expend4bles
9. 22. It Lives Inside
9. 22. The Origin of Evil
9. 22. Stop Making Sense
9. 29. Saw X
9. 29. The Creator
9. 29. Dumb Money
9. 29. PAW Patrol: The Mighty Movie |
|
|
넷플릭스
공개 파이트 클럽,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완결편, 리플리, 인 타임, 시카고, 크롤, 애틀란타 시즌 4, 공작(15),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즌 4(21), 도적: 칼의 소리(22), 좀비랜드(24), 친구, 코카인 베어, 심야식당 2, 연애소설(27) |
|
|
쿠팡플레이
공개 비공식작전(15), 은하철도 999: 안드로메다 종착역(27) |
|
|
왓챠
공개 미니언즈, 이티, 씽, 한니발, 부화, 슈퍼배드 3, 대테러 님로드 작전(15) |
|
|
크라이테리온 채널
공개 The Trial(19), La Bamba, Moonage Daydream(26) |
|
|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수상 결과 🏆
9일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가 막을 내렸어요. 이번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는 <라라랜드> 감독 데미안 샤젤이 심사위원장을, <파워 오브 도그> 감독 제인 캠피온, <다가오는 것들> 감독 미아 한센 러브, <이니셰린의 밴시> 감독 마틴 맥도나 그리고 감독 가브리엘레 마이네티, 산티아고 미트레, 로라 포이트러스와 배우 살레흐 바크리, 서기는 심사위원을 맡았는데요. 올해는 과연 어떤 작품이 수상을 했을지 함께 알아보아요. 👀 |
|
|
황금사자상 🥇 | Poor Things
<랍스터>로 유명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이 올해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어요. 엠마 스톤, 마크 러팔로, 윌렘 데포 등 화려한 연출진과 함께 수상 전에도 각종 언론 매체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많은 피켓팅이 쏠릴 것으로 보여요. |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 | Evil Does Not Exist
작년 <드라이브 마이 카>로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은사자상을 수상했어요. 사실 이 영화는 차기작의 계획에 없던 영화이며, 가수 에이코 이시바시가 공연에 쓸법한 영상을 제작해달라는 부탁에 기획을 시작했다가 장편으로 확장된 영화라고 해요. |
|
|
심사위원 특별상 🥉 | Zielona granica
<유로파 유로파>와 <토탈 이클립스> 그리고 TV 시리즈 <더 와이어>,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연출한 아그네츠카 홀란드가 <푸른 장벽>으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어요. 국경 지대의 양국 군인 사이에 낀 난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도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될 예정이에요. |
은사자상(감독상) 🏅 | 마테오 가로네
파올로 소렌티노, 루카 구아다니노, 알리체 로르바케르와 함께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이탈리아 출신 감독 마테오 가로네가 <Io Capitano>로 은사자상을 수상했어요. 유명한 작품으로는 <테일 오브 테일즈>(2016)이 있는데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자주 초청된 감독이었으나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
|
|
제8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최종 평점 |
|
|
• 각본상은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공작> 각본을 쓴 기예르모 칼데론이 수상했어요. 한편, <공작>은 내일(15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이에요.
• 볼피컵 여우주연상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프리실라> 속 프리실라 프레슬리를 연기한 케일리 스패니가, 볼피컵 남우주연상은 미첼 프랑코 감독의 <메모리>에서 제시카 차스테인과 주연을 맡은 피터 사스가드가 수상했어요.
• 신인배우상은 마테오 가로네의 <Io Capitano> 배우 세두 사르가 수상했어요. |
|
|
여성 감독이 더 많아졌다는 증거
Martha M. Lauzen의 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여성 감독들이 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메이저 스튜디오에서의 남녀 감독 비율은 아직 격차가 존재하지만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독립 영화에서는 일부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고 해요. 올여름 박스오피스를 장악해 역대 흥행 기록들을 갈아치운 그레타 거윅의 <바비>만 봐도 그런데요. 앞으로도 좋은 여성 감독들이 더 많이 발굴됐으면 좋겠네요. |
덴젤 워싱턴보다 인기많은 수녀 ⛪️
8일 미국에서 개봉한 <더 넌 2>가 저번 주말 3,728개 관에서 3,260만 달러의 무서운 수익을 올리며 덴젤 워싱턴이 나오는 <더 이퀄라이저 3>을 제치고 미국 주말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더 이퀄라이저 3>은 전 세계 박스 오피스에서 1억 달러를 돌파했는데요. 인상적인 흥행 기록이긴 하지만 워너브라더스의 <컨저링> 시리즈의 9번째 작품 <더 넌 2>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이네요. 한편 <더 넌 2>는 27일 국내 개봉 예정이에요. |
|
|
🏊🏻 편집자의 디깅
나는 집에 있었지만... | 앙겔라 샤넬렉 |
|
|
그녀는 1962년 2월 14일 독일🇩🇪에서 태어났다
대표작 | <Music>(2023), <Marseille>(2004),
<Passing Summer>(2001), <Afternoon>(2007)
"<나는 집에 있었지만…>은 13살 소년 필립이 얼마간 홀연히 사라졌다가 집에 다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흙이 잔뜩 묻어 더러워진 차림새가 그가 자연 속에서 머물다 왔다는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할 뿐, 엄마인 아스트리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이들 가족에게는 어떤 비밀이나 상처가 있을 법하지만, 내러티브 영화의 서사적 장치에는 관심이 없는 앙겔라 샤넬레크의 영화는 가장 주변적인 것들로부터 정수에 다가간다. 중요한 정보는 돌연 발설되고, 인물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음 장면을 살아간다. 카메라의 불투명한 시선 너머로 확증할 수 있는 것은 아스트리드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채로 가정의 내외부에서 주어진 역할을 아슬아슬하게 수행해나가고 있다는 불안뿐이다. 인공 후두를 써서 말하는 남자에게 중고 자전거를 샀다가 자전거가 금세 고장나 실랑이를 벌이고, 필립의 학교 선생님들을 찾아가 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닌지 항의하고,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자녀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미술관을 배회하는 모습이 나열된다. 정물처럼 화면 안에 무표정하게 놓인 인물들이 보여주는 것은 오로지 그 순간의 상태이며, 영화는 여기에 야생동물이나 죽은 듯 잠든 사람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면서 존재의 위기에 관해 개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올해 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감독상) 수상작으로, <마르세유>(2004), <꿈길>(2016) 등을 연출한 독일 감독 앙겔라 샤넬레크 특유의 기이한 리듬감이 인상적이다."
출처 및 참고 |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④] <찬실이는 복도 많지> <윤희에게> <시네마 동키> <나는 집에 있었지만…> <크라비 섬> | 김소미 |
|
|
✍🏻 구독자의 대화
저희 뉴스레터에서는 매주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짤막한 감상 및 한문단평(200~500자 내외)을 기고 받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꼭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생각이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써보거나 말해보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대한 구독자의 다양한 관점들이 궁금합니다. 원고 많이 보내주세요. 🙂
|
|
|
피닉스 | 크리스티안 페촐트
시간을 역행해서라도 돌이키고 싶은 사람, 돌이키고 싶은 시대를 가슴 한편에 품고 있었다. 그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전란으로 바뀌어버린 상황, 바뀌어버린 나 자신을 향한 시선들을 뿌리치고 원래의 삶을 되찾게 되니라 순진하게도 믿었었다. 하지만 그와의 재회는 그러한 확신 대신 불길한 위화감으로 젖어있었다. 그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전란 이전처럼 행동하길 바라는 그, 전란 이전의 옷차림 그대로 수용소에서 걸어 나와 그와 껴안길 기대하는 그.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나의 바람들이 얼마나 우습고 헛된 일이었는지 그때에야 깨달았다. 이제 그와 나 사이는 돌이킬 수 없어져 버렸다. 내가 알던 조니는 사라졌고, 내가 알던 조국도 사라졌다. 변해버린 자신을 반겨줄 변해버린 국가를 찾아 나설 때였다. | 익명 |
|
|
열망 | 크리스티안 페촐트
뒷주머니에 구겨 넣는 지폐 몇 장들, 손가락만이 비집고 나올 수 있는 틈새 안 살갗과 살갗의 급한 조우, 그림자 속에서 나누는 찰나의 키스, 실현되지 못하는 모략들. 생활을 볼모잡혀 몸을 한껏 웅크린 이들이 실행할 수 있는 반란은 이것들이 전부이다. | 빌뇌비아 |
|
|
잠 | 유재선
가정이란 곧 함께함으로써 온전해지는 완전체의 개념이어야만 한다. 그렇기에 그것을 구성하는 기둥과 모서리들이 곧 그 스스로의 생활을 좀먹는 위협이 될 것이라는 발상은 차마 인정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허구의 외적은 이러한 부정에 착안하여 만들어진다. | 빌뇌비아 |
|
|
• 한국영상자료원
• 서울아트시네마
• 에무시네마
|
정성일 평론가
9. 14. <남부군>, 아트나인
9. 16. <여덟 개의 산>, CGV 명동역
9. 17. <맨 인 블랙>, CGV 고양백석
9. 20. <절해고도>, 인디스페이스
이동진 평론가
9. 15. <여덟 개의 산>, 메가박스 코엑스
9. 16. <어파이어>, CGV 용산아이파크 |
|
|
오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
|
|
|